충북 청주 ‘상당산성’, 하늘과 맞닿은 성곽

해발 491m 성벽 위로 구불구불
조선시대 산성이 원형 그대로
발아래 황금들녘 눈부신 풍광
매월당 김시습 시심이 저절로
  • 등록 2008-10-01 오후 2:14:00

    수정 2008-10-01 오후 2:14:00

▲ 공남문 성벽
[경향닷컴 제공] 조선시대 산성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상당산성(사적 제212호)은 하늘과 맞닿아 있다.
 
상당산(해발 491m)의 능선을 따라 둘레 4.2㎞, 높이 4~5m의 성곽을 쌓아 걷는 길 내내 하늘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발 아래 펼쳐진 풍광도 장관. 산성에 오르면 청주시내와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의 풍요로움이 한눈에 잡힌다. 매월당 김시습은 이곳 풍경에 반해 시 한 수를 남겼고, 그의 시비가 산성 입구에 세워져 있다.
 
역사의 흔적을 따라가는 산성트레킹은 가을이 무르익는 이즈음, 단풍과 낙엽을 덤으로 즐길 수 있어 제격이다.

‘상당산성’은 백제시대 이곳의 지명이 ‘상당현’이었던 것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백제시대 당시 고구려, 신라와 맞닿은 전략적 요충지였던 까닭에 흙으로 성을 쌓아 국경을 지켰고 임진왜란을 겪은 조선조정이 수도방비를 위한 중간방어선으로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 있던 충청병마절도사영을 청주로 옮겨오면서 돌을 쌓아 석성으로 만들었다.

4.2㎞에 걸친 성곽공사는 조선 영조 때 이뤄진 것. 이후 일본에 의해 관군이 해체된 1907년까지 상당산성은 꾸준히 개보수돼 현재까지 그 모습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다. 성곽의 마지막 개보수 시기는 1977~1978년. 허물어진 성벽 보수와 함께 없어진 동·남문루와 동문을 만들고 1992년에는 군사령부인 동장대가 지어졌다.

동·서·남문과 2개의 암문, 3개의 치성과 수문을 가진 산성은 골짜기를 안에 두고 능선을 따라 성을 쌓은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다. 성 안에는 군사용 식수원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조선시대는 유교를 국교로 삼았던 시기. 하지만 구룡사나 남악사 등의 사찰이 성 안에 남아 있던 것이 특이하다. 성곽을 지키기 위해서는 5880명의 군사가 필요하지만 당시 성에 주둔한 관군은 1000여명에 달해 그 나머지를 승병으로 채웠기 때문.
 
▲ 공남문 입구

산성의 정문이자 남문인 공남문으로 들어서면 안쪽에 또 하나의 성벽을 만난다. 성문 바깥으로 옹성을 쌓아 성문을 방어했던 다른 성곽과 달리 가파른 지형을 가진 이곳은 성 안쪽으로 성벽을 쌓아 내옹성을 만든 것. 적군이 성 안으로 들어올 때 바로 들어갈 수 없도록 성벽 뒤에 숨어 공격하기 위해 만든 성문방어벽인 셈이다.

공남문에서 길은 성곽길과 숲 속 등산로 두 갈래로 나뉜다. 길은 걷는 내내 이어지고 갈라지기를 반복한다. 가을하늘 아래 산성의 운치를 만끽하고 싶다면 성곽길이 제격. 경사가 완만해 산행이 한결 손쉽다.

능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성곽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은 공남문과 남암문 사이에 있는 치성. 성벽을 기어오르는 적을 공격하기 위해 성벽 밖으로 툭 튀어나와 있어 전망이 좋다.

치성 성벽 위쪽에는 한 줄의 돌이 눈썹처럼 튀어나와 있다. ‘눈썹돌’ 또는 ‘미석’으로 불리는 이 돌은 빗물이 성벽을 타고 흐르지 않고 바로 떨어지게 하는 처마역할과 함께 성벽이 오래 견딜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산성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은 서문인 미호문. 문루에 오르면 상큼한 가을바람에 기분이 상쾌해지고 청주시내와 너른 들녘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서문에서 동문으로 이어지는 성곽 아래 산길을 따라가면 저수지를 끼고 있어 한결 운치 있는 한옥마을을 만난다. 수생식물 가득한 저수지는 1943년 홍수가 나 수문이 무너진 후 복원하면서 아래쪽으로 내려왔고 크기도 커졌다. 여기서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다시 산 위쪽 공남문에 닿는다.

공남문에서 미호문과 진동문을 거쳐 동장대로 이어지는 성곽순환 코스는 대략 1시간30분 걸린다. 성곽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숲길은 중간 중간에 쉼터를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숲을 관찰하며 걷기에 좋다.

청주에는 유난히 박물관이 많다. 그중 국립청주박물관과 청주고인쇄박물관은 필수코스. 1987년 개관한 국립청주박물관은 선사시대 유물부터 연기파불상이라 불리는 불비상과 운천동 동종 등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다.

또 흥덕구 운천동에 1992년 개관한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활자본이자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직지심체요절’을 볼 수 있다. 직지심체요절의 공식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박물관 오른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가면 흥덕사지가 나온다. 직지심체요절을 처음 만들었던 곳이다.


- 가볼만한 ‘하늘 여행지’ 3선 -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주차장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하늘과 맞닿는 길이 시작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산성의 둘레는 12㎞. 중간 중간 암문(暗門)을 통해 이어지는 옹성까지 두루 섭렵하면 그 거리는 훌쩍 늘어난다. 하지만 누구나 손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성으로 오르는 들머리인 산성종로가 해발 300m 지점에 위치해 있기 때문. 산행코스는 크게 5가지로 나뉜다. 구간마다 샛길이 많아 취향에 따라 ‘맞춤산행’을 즐길 수 있다. 광주시청 문화공보담당관실 (031)760-2724

▲전북 김제 ‘김제평야’


드넓은 평야와 푸른 하늘이 마주보며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은 국내 최대 규모. 김제의 가을벌판은 마치 황금바다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지평선에서 가을날의 풍성한 축제를 즐긴 후 황금들판 드라이브를 나선다. 지평선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진봉반도를 한바퀴 도는 20㎞ 구간. 심포항 갯벌의 일몰도 장관이고 금산사도 둘러볼 만하다. 김제시에서는 1~5일까지 벽골제와 김제시 일원에서 지평선 축제를 연다. 김제시청 문화관광과 (063)540-3172

▲강원 태백 ‘매봉산’


‘하늘봉우리’라는 뜻의 천의봉(天衣峰)으로도 불리는 매봉산(해발 1303m)은 백두대간 줄기가 힘차게 뻗어 내려오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으로 갈라지는 분기점에 솟아 있다.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는 정상에 오르면 눈앞으로 하늘이 펼쳐지고 드넓은 고랭지 배추밭은 연둣빛 물결이 일렁인다. 한강 발원지 ‘검룡소’와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에서는 3개(한강, 낙동강, 오십천) 강이 시원(始原)하는 태백의 정기를 느낄 수 있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379

- 귀띔 -

▲찾아가는 길:서울→경부고속도로 청주IC→36번 국도 청주방면→상당공원 우회전→도청→영플라자(구 청주백화점) 좌회전→상당산성 방향→국립청주박물관→512지방도 명암유원지→상당산성

▲주변 볼거리:백제유물전시관, 망선루(중앙공원), 단재영당, 잠사박물관, 충렬사 등

맛집:송학정(청국장, 043-255-8535), 경주집버섯찌개(버섯찌개, 043-221-6523), 상주올갱이집(올갱이국, 043-256-7928), 가화한정식(한정식, 043-221-0231~2) 등

▲축제 및 행사:문화의 달 행사(10월17~19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9월23일~11월1일)

▲숙박:라마다플라자청주호텔(043-290-1000), 뉴베라관광호텔(043-235-8181~4), 리호관광호텔(043-233-8800), 명암파크관광호텔(043-257-7451) 등

▲문의:청주시청 문화관광과 (043)200-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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