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지는 사실상 건축이 불가능한 토지를 의미한다. 건축을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도로와 인접했는지 여부다. 그런데 토지투자를 하다 보면 도로가 있음에도 건축을 할 수 없는 때도 있다. 직접 가봤을 때 잘 포장된 도로가 있어 안심했지만 사실상 포장도로가 ‘사도(私道)’인 경우다.
사도는 ‘개인이 만든 도로’다. 사도는 일반도로와 달라 그 도로를 만든 주인에게 사용승낙서를 받아야 한다. 만약 사도 주인이 현실적으로 ‘쓰세요’라고 친절히 허락해 줄까. 아니다. 대부분은 고지서를 통해 사용승낙비용을 청구할 것이다. 사실 사도 주인은 사용 승낙을 해주든 해주지 않든 손해 볼 것이 없다. 이럴 때 바로 눈앞에 길이 있어도 개발하지 못해 맹지가 돼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토지 투자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상당한 대가를 치르면서도 사용승낙서를 받고 만다. (때에 따라서 사유지의 도로라 해도 공공연하게 사용하고 현황 도로로 이용하고 있으면 소유권 행사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역발상으로 내가 직접 사도를 만들어야 한다. 예상치도 못한 도로 만들기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도는 생각보다 쉽게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일반 모래를 시작으로 자갈, 시멘트, 아스팔트 등 사실상 ‘도로’로 구분만 지으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길이와 폭에 따라 도로 만들기 비용이 달라질 수 있으나 맹지 탈출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평생 팔리지 않는 땅을 가질 것인가 아니면 주변시세에 맡게 가격을 올릴 것인지는 본인의 판단이다.
모든 맹지를 살릴 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다. 그러한 점에서 도로 만들기가 가능한 맹지는 희망적이다. 뒤늦게 맹지임을 알게 됐다면 망연자실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