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 가지 마" 눈물의 발인식…사망 경위는 여전히 '오리무중'(종합)

5일 손정민(22)씨 발인 애도 물결…유족 오열
일반 시민들도 발걸음…"행적 파악해 진실 밝혀야"
경찰, '타살 의혹' 포함 다방면 수사 중
  • 등록 2021-05-05 오후 6:18:33

    수정 2021-05-05 오후 9:54:52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솔직히 아직 꿈만 같다…보고 싶다 정민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의 발인날인 5일, 그의 빈소에는 마지막까지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그의 영정에는 친구들이 가져온 캐릭터 인형과 편지, 과일주스가 놓여 있었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의 발인이 5일 서초구 한 장례식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지유 기자)
“선물 같은 정민아, 가지 마”…실종 대학생 발인식 ‘눈물바다’

이날 오전 8시 20분쯤 서초구 한 장례식장에서 정민씨의 발인에 앞서 고별식이 진행됐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50)씨는 “늘 널 선물이라 생각했다”며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만난다고 생각하니 너를 보내주려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읽었다.

손씨는 담담하게 편지를 읽으면서도 중간마다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영전에 놓인 정민씨의 사진을 바라보며 “네가 결혼하는 것도 보고, 애기도 보고 싶었는데 참 아쉽다”라며 오열했다.

정민씨의 친구들도 영정 앞에 서서 추억을 회상했다. 한 친구는 “정민이는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모든 날 친구들과 약속이 꽉 차 있었다”며 “언젠가 함께 모여 다시 친구들과 떠드는 날이 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민씨의 영정에 “함께 국내·해외여행도 가고 참 많은 걸 했었지”라며 “너의 백만 불짜리 미소가 아른거린다”고 했다. 친구는 또 “솔직히 그립고 보고싶다. 아직 꿈만 같다”며 “너의 사랑스러운 미소를 가슴 속에 새기고 좋은 사람이 되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추도식이 진행되는 와중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정민씨의 어머니도 영정에 “가지 마”라고 소리치며 오열했다. 추도식 이후 친구 50여명이 차례를 나눠 헌화했다. 헌화 후 조문실을 나오며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보였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친구, 지인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발걸음했다. 부산에서 새벽부터 운전해 왔다는 강모(61)씨는 “저도 똑같이 대학생 아이가 있는 입장에서 (이번 일이)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이 느껴져 오늘 와서 아버님 손을 꼭 잡아드렸다”며 “모두 꼭 끝까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전 9시 15분쯤 정민씨의 영구가 운구차에 실렸고 이내 장례식장을 떠났다. 유가족은 관을 끌어안고 트렁크 문이 닫힐 때까지 멈춰 서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잠원동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시작됐고, 오전 10시 40분쯤 끝나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했다.

관이 성당에서 나와 운구차량에 실리는 동안 유가족들은 흐느끼며 울었다. ‘너무 아깝다’, ‘이렇게 보내면 안 된다’고 소리치는 시민도 있었다. 정민씨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가 끝난 뒤 경기도 한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장례식장에서 손정민(22)씨의 유족이 운구차량에 실린 관에 손을 댄 채 서있다. (사진=공지유 기자)
발인은 끝났지만…사망 경위는 여전히 의문

손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25일 오전 2시쯤까지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든 뒤 실종됐다. A씨는 오전 4시 30분쯤 잠에서 깨 귀가했다. 이후 닷새 뒤인 30일 오후 3시 50분쯤 실종 장소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타살 의혹까지 포함, 여러 방면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A씨가 가지고 있던 손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에 착수한 한편, A씨의 휴대전화를 찾는 데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구조사가 A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를 찾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A씨가 한강공원에서 집으로 귀가한 동선과 결제내역, 운전한 택시기사 등을 확인했지만 유의미하게 확인된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확인된 손씨 시신 왼쪽 귀 뒷부분에는 손가락 2마디 크기의 자상이 2개 있었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머리의 자상이 직접 사인은 아니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약 2주 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A씨의 친척이 전직 경찰 고위 간부라거나 아버지가 대형병원 의사라는 루머가 온라인 등을 통해 확산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사건 당시 경찰차 6대 출동’, ‘CCTV에 포착된 뛰어가던 남성 3명’ 등에 대한 의혹도 있었지만 당시 상황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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