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감산은 없다”던 기존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의 공급정책 수정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돈 만큼 과연 삼성전자가 ‘감산은 없다’는 정책을 고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는 수차례 공식적으로 “감산 및 투자 축소는 없다”고 못 박아 왔다.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을 대비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0% 가까이 급감한 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추후 감산 없이 설비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기존 노선에서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다만 반도체 가격이 더 하락할 여지는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최 연구원은 “작년 반도체주가 빠진 이유는 아직도 바닥 신호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삼성전자가 눈높이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만큼 감산은 없다는 기존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있고 반도체 가격이 바닥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삼성전자보다는 오히려
SK하이닉스(000660)에 수혜가 집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반도체 익스포저가 큰 만큼 베타가 큰 기업인 SK하이닉스 주가탄력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