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벤처] "이제 '세단어' 알면 어디든 갈수 있어요"

정밀주소 '지오닉' 개발한 '인포씨드'
전 세계 1m단위로, 764조개 주소 담아
지하나 고층은 물론 사물도 주소부여
권 대표 “우리 삶 풍족한 도구로 사용되길”
  • 등록 2021-10-01 오전 11:17:43

    수정 2021-10-01 오전 11:17:43

인포씨드 간편주소플랫폼 ‘지오닉’ 체계도(그래픽=인포씨드)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복잡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골목에 서서 지도와 안내표지판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는 외국인 A씨. 아내와 함께 한국에 여행차 왔다는 그는 “식당을 찾아가는 길인데, 안내표지판과 지도에 표시된 영어와 주소가 달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황해 했다.

비단 한국을 찾은 외국인뿐이 아니다. 한국인들도 외국 여행 중 복잡하고 난해한 표기로 가득 찬 주소와 안내표지판을 보며 울화가 치밀었던 일이 적지 않을 터다. 이런 경험을 더 이상 안해도 된다. 관광벤처기업 ‘인포씨드’가 가상 정밀주소 플랫폼 ‘지오닉’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지오닉은 기존 주소체계나, 복잡한 좌표로도 해결하지 못했던 위치와 장소를 1m까지 자세히 알려주는 새로운 주소 시스템이다. 이 주소의 장점은 ‘정확하면서도, 쉽고, 안전하다’는 점이다. 지난 27일 만난 인포씨드의 권요한 대표는 “기존 주소 시스템은 정확성과 보안, 인식의 문제 등 여러 불편이 따랐지만, 인포씨드가 개발한 새 주소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관리가 쉬우면서도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어 실용성과 효용가치를 훨씬 높였다”고 설명했다.

◇세계를 1m단위로, 764조개의 주소 담아

권요한 인포씨드 대표
예를 들어보자.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의 주소는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40’이다. 우리나라 도로명 주소체계로 표기했다. 도로명 주소체계는 도로에 따라 건물의 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 주소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일단, 더 자세한 위치를 표현하려면 주소가 길어진다.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소회의실 주소는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40 000동 000호’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가 아닌, 대충 몇층이라는 정도다. 주소가 길어지면 불편한 점이 많다. 암기와 쓰기, 말하기와 듣기에 불편하다. 택배나 우편물 등에 집주소나 직장주소가 타인에게 고스란히 노출될 수도 있다. 또 이사 후에는 기존 주소를 일일이 갱신해야 한다.

인포씨드의 정밀주소 플랫폼 ‘지오닉’은 지금 주소보다 ‘더 쉽고, 간단하고, 정확’하게 주소를 부여한다. 지오닉은 전 지구를 1㎡ 격자 공간으로 나눠 약 764조개의 주소를 확보했다. 격자마다 세 단어로 주소를 표현한다. 이를테면, ‘겸손·약속·1311’ 지오닉 주소는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2’와 동일한 위치의 가상 주소다. 앞의 두 단어에는 10m 격자 범위를, 이어지는 숫자에는 1m 격자 범의의 세부 위치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주소만으로도 출입구 위치까지 정확한 안내가 가능하다.

권 대표는 “지오닉상에선 지구 어디든, 가령 태평양 한복판에서도 ‘넓은·바다·고래’같은 짧은 주소로 정확한 위치를 표현할 수 있다”면서 “사용자가 ‘The·Best·Company’ 혹은 ‘K·O·R’이나 ‘B·T·S’ 같은 단어, ‘7·7·7’처럼 간단한 숫자로 주소를 생성하면 해당 주소의 소유를 인증하고, 생성한 주소에 원하는 위치를 매핑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안 문제는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했다. 인포씨드가 고안한 안심주소 서비스다. 사용자가 주소를 직접 생성하는 것 외에도, 내 주소를 언제 누구에게 노출할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주소에 대한 열람 기록은 블록체인상에 조작 불가능한 데이터로 기록된다. 주소에 의한 사생활침해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권 대표는 “이러한 주소체계는 다른 산업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어 경제·사회적으로 잠재력이 매우 크다”면서 “특히 배송, 물류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산이나 바다에서 조난을 당해도 정확하게 위치를 소통할 수 있어 1분1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빠른 구조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물, 기계 등과 더욱 정밀한 위치표시가 필요한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드론 등 미래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포씨드 임직원들


관광 글로벌 선도기업 선정돼 해외진출 교두보 확보

정밀 가상 주소 시스템은 2013년 영국의 글로벌 민간 주소기업인 ‘왓쓰리워즈’(What3Words)가 먼저 개발했다. 왓쓰리워즈는 3m 격자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세 단어 주소를 제공한다. 현재 170개 국가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음성 내비게이션, 라스트마일 배송, 지도 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포씨드는 왓쓰리워즈보다 훨씬 정밀한 1m 격자 위치 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 왓쓰리워즈는 평면 지도를 기본으로 주소를 제공해 구조적 한계가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지오닉은 높이와 지하를 구분하고 차량 등 이동형 사물에도 정밀 주소를 제공할 수 있다.

지오닉의 또 다른 장점은 언어가 다른 사용자들에게도 주소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지오닉 주소가 ‘부탁·천장·70’라면 ‘156·1262·1268·70’이라는 글러브(Globe) 코드를 거쳐 다시 특정 국가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변환된다. 현재 한글,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태국어로 지원하고 있다.

이미지를 결합한 ‘지오픽’ 서비스도 있다. 원하는 장소에서 사진 촬영을 하면 촬영 장소가 전 세계 어디든지 지도상에 1㎡ 크기의 정밀한 위치로 표현되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여행지 추억의 장소, 야외 음식 배달 위치, 주차 위치, 산속 조난 사고 위치 등 주소 정보가 없는 설명하기 어려운 장소의 정확한 위치를 쉽고 간편하게 확인하고 전달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해외진출 교두보도 마련했다.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한 ‘2021 관광 글로벌 선도기업 육성 사업’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다. 이 사업은 세계 관광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혁신적인 관광기업을 기르기 위해 민간 창업 육성기관과 함께 단계적 지원을 제공하는 정책사업이다. 지난해 8개사에 이어, 올해는 27개사가 선정됐다. 인포씨드는 기존 주소로 표시할 수 없었던 여행지의 모든 위치를 1m 단위로 표시, 공유, 응용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기계장치와 연동할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권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여행은 다시 연결될 것이고, 그렇게 다시 연결될 우리들의 여행에 ‘정밀주소’는 새로운 위치를 발견하고 공유하고 찾아가는 기쁨을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인포씨드’의 정밀주소 ‘지오닉’은 단순히 위치를 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위치가 새롭게 의미를 가지고 다양한 산업과 연결돼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포씨드의 정밀주소시스템은 높이나 지하를 구분하는 것은 물론 움직이는 사물에도 주소를 부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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