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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가 유명해진 계기는 일신바이오(068330) 대주주 공시를 하면서다. 그는 2010년 5월 경영권 참여를 목적으로 공동보유자 1인과 함께 일신바이오 지분 5.05%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2011년 7.8%까지 확대했으며, 400% 이상 수익률을 내고 전량 매도했다. 김 대표는 바이오 종목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에게 “종목과 결혼하지 말라”는 명언을 새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이오는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투자했나요.
△포트폴리오에서 바이오 비중이 가장 높았을 때는 어느정도 인가요.
-2018년 60% 이상 비중을 보유했었으며, 지금은 많이 줄였다. 실패나 임상을 중단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바이오에 투자하면 실패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가 회사 관계자에게 직접 설명을 들어도 워낙 전문적인 분야라서 어렵고, 지속적으로 파악할 게 너무 많다. 회사도 본인들의 신약 후보물질이 성공할지 모르는 게 바이오다.
△바이오 종목 투자는 어떤 기준으로 하나요.
-우선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곳을 선호한다. 파이프라인 한 개일 경우 하나에 대한 임상 시험을 실패하면 기업 자체가 사라지는 거다. 실패할 확률이 적은 신약들, 임상 과정에서 사람이 사망하지 않을 정도의 병을 적응증으로 하는 기업들도 투자포인트다. 임상 시험에서 사망자가 나오면 임상은 중단되고 그만큼 지연되기 때문이다. 임상 1상에서 2상, 초기 임상단계에만 투자하고, 3상까지는 투자를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한다. 3상은 글로벌 빅파마도 성공하기 힘든 단계이며, 끝까지 결과를 기다리기에는 불안감이 있다. 요즘에는 마이크로바이옴, mRNA 기술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바이오 종목 투자시 조언을 해준다면.
-파이프라인 여러 개 있는 초기 임상 단계 기업, 그나마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나오는 회사들 중에서 찾았으면 좋겠다. 개인투자자의 바이오 투자는 굉장히 어렵다. 임상 데이터, 논문 등 볼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다 찾아보고, 의사들, 연구직 종사자한테 조언을 얻어도 100% 이해를 할 수 없는 분야다. 상장지수펀드(ETF)가 좋은 기업들을 한 바구니에 담듯이, 여러 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나가 무너져도 커버할 수 있으니까. 한 종목에 목숨 걸고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너무 불안해 보인다. 자기 확신으로 귀를 닫고 광신도처럼 중독이 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유독 바이오종목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집단행동이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종목과 결혼하지 말라는 주식 명언이 있다. 주식을 많이 하지 않으신 분, 전문가가 아니신 분들이 너무 한 종목에 깊이 들어가 있다 보니, 주가 하락에 대한 상처를 너무 받게 되는 거 같다. 지인도 바이오 A기업에서 30억원 가까이 있었다가, 임상 실패로 지금 일용직을 하고 있다. 제가 직접 A기업 미국 자회사 탐방까지 다녀와서 빠져나오라고 얘기해도, 이상하게 뭐가 씐 거 같이 말이 안 통했다. 종목에 대한 확신이 너무 강해지다 보면 자기 확신도 강해지고, 거의 종교같은 느낌으로 변하는 거 같다. 집단행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고, 바꿀 수 있으면 좋은데 꼭 그렇게 힘들게 투자를 해야 되는지 생각에 안타까운 거다. 변호사 선임하고, 의결권 수천명, 수만명 모아야 되고 시간과 자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결국 자기 본업엔 소홀해지고, 다른 좋은 기업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들이 없어지게 된다. 나쁘다는 게 아니다. 주식을 편안하게 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계속 강조하는 게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담으라는 거다. 10개 중에 하나 깨져도 상관없지만, 한 종목에 너무 매몰되면 악만 남게 되는 거 같다.
△국내 바이오가 거품이라는 얘기도 많이 하는데, 어떻게 전망하나요.
-요즘 공매도가 굉장히 바이오에 집중되고 있다. 아무래도 시간을 좀 거쳐서 바이오산업은 다시 한번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고, 결국엔 우리나라도 블록버스터급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기다리면서 천천히 투자하시면 된다. 산업 초기 단계에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건 어쩔 수 없다. 미국 유명한 바이오회사들도 산업 초창기에는 밸류에이션이 굉장히 높았다. 초기에 밸류에이션을 높게 받는다는 건 기대감의 방증이다. 최근 기술수출이 반환되거나 임상 실패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지만, 그걸 딛고 일어나서 성공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술력과 연구원들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결국 한국 바이오산업 성장할 거라고 본다.
△1969년생 △성균관대 경제학과, 同 대학원 MBA △e삼성 오픈타이드 차이나 부장 △e-SKetch 대표 △밸류투자자문 대표 △現 케이공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