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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복귀 호들갑 왜"…방역 강화보다 '희망고문'에 분노

12일부터 수도권 전체 거리두기 4단계 적용
"지난달 말 '거리두기 완화' 신중했더라면…"
시민들 약속 줄줄이 취소…자영업자들도 '울상'
  • 등록 2021-07-11 오후 4:35:49

    수정 2021-07-11 오후 9:02:20

[이데일리 이용성 조민정 기자] “이럴 거면 정부가 불과 얼마 전, 곧 일상으로 돌아갈 것처럼 왜 호들갑 떨었는지 모르겠네요”

직장인 김모(26)씨는 달력에 적힌 7월 모임 일정들을 하나하나 지웠다. 6월 말, 사적 모임 인원이 늘어나고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12시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방역당국의 발표에 따라 7월 스케줄을 꽉 채워놨던 그였다. 김씨는 “방역 지침에 따라 약속을 잡았다가 취소했다가 하는 것도 이젠 지친다”며 “정부가 조금만 더 신중하게 대응책을 마련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대학가 인근 번화가 거리에 사람들이 없어 한산한 모습.(사진=이용성 기자)
정부, 12일부터 ‘방역 조이기’…10일 전엔 “자율적 참여 중요”

12일부터 수도권이 멈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상륙한 이후 일일 최다 확진자수가 나오자 당국이 칼을 빼들었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2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8일부터 1275명·1316명·1378명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다 확진자수 기록을 사흘 연속 경신했다.

12일부터 25일까지 수도권에서 사적 모임은 낮 시간대에 4명까지,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가능하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모임 제한 인원에서 제외하는 ‘인센티브’도 적용하지 않는다. 사실상 저녁 시간대 이후 사회 활동을 중단하는 조치다.

길어지는 코로나19에 이미 피로 누적 상태인 시민들은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저녁 2명 제한’ 같은 강제조치보다 오락가락하는 ‘희망고문’에 더 화가 났다. 지난달 말 몇몇 전문가들이 일일 신규 확진자가 증가 추세이고, 변이 바이러스 변수가 있어 방역 수위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고 의견을 낸 터였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2일 “국민들의 피로가 심해지고 있다”며 “가급적 개인 활동에 대한 사회적 규제와 자율적인 참여를 활성화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불과 열흘도 안 돼 사상 최다 일일 확진자수를 기록하며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선언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괜찮다더니 이제 와서…” 시민들도 뿔났다

직장인 박모(28)씨는 “인원이 풀린다기에 미뤘던 동창 모임을 7월에 잡아놨었는데 취소했다”며 “코로나19가 2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방역이 아직도 너무 허술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백신 인센티브’ 때문에 접종을 했다는 A(30)씨는 “정부가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고, 거리두기를 푼다기에 안심해도 되는 줄 알았다”며 “변이 바이러스가 나온다는데 이럴 거면 무엇 하러 어렵게 예약해 백신을 맞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부 강모(42)씨는 “그간 시민들과 상인들이 희생해 최대한 방역에 동참했는데 확진자수가 줄기는 커녕 폭증했다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허탈해했다.

장기간 결혼을 준비한 예비부부들은 ‘패닉’ 상태다. 이미 날짜도 잡아놓았는데 친족을 49명까지만 초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예비부부가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결혼식은 일생일대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행사인데 불확실성을 안고 준비하느라 많은 예비부부가 힘들어한다”며 “결혼식장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 한 음식점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복잡한 방역수칙 쏟아져…자영업자들 “차라리 문 닫자”

자영업자들은 단체 회식과 모임이 줄줄이 취소되자 어깨에 힘이 빠지고 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이 늘어난다는 소식에 단체 손님 예약을 받고, 아르바이트생을 더 뽑는 등 영업 준비를 한 터였다.

서울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63)씨는 “4단계 발표가 나자마자 사람들이 예약을 다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장사해 봤자, 에어컨 전기요금도 안 나오니까 차라리 문을 닫을 생각”이라며 “365일 휴무 없이 장사해왔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에서 양식집에서 근무하는 20대 장모씨 역시 “손님이 하나도 안 온다. 4단계 풀리기 전까지는 주말에 영업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B(71)씨는 “괜히 정부가 곧 괜찮아질 것이라고 떠벌여서 사람들 안심하고 거리로 나오니까 이런 사달이 난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한편 ‘조이기’ 방역 대책 중에 현실에 맞지 않는 것도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은 오후 10시 이후 대중교통 20%를 감축 운행하도록 했지만, 밤 사이 이동을 최소화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특정 시간에 사람들을 밀집하게 해 방역에 더 위험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러닝머신 속도를 시속 6㎞ 이하로 유지하고, 줌바·에어로빅 등 그룹운동(GX) 종류 운동을 할 때 비교적 느린 음악(120bpm 이하)을 틀라고 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수칙도 등장해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결국 방역당국은 모임과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당부를 되풀이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측은 “불요불급한 약속은 취소하고 이동을 최소화해달라”며 “불필요한 회의나 출장은 자제하며 재택근무를 활용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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