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이 베트남 투자 불나방을 노린다

인터넷 베트남 계좌개설 대행 급증..수수료 폭리
종목 추천·여행경비 수백만원씩 받는 불법 자문사 판쳐
한은 신고 않고 개인 직접투자하면 `불법`
  • 등록 2007-06-12 오후 1:42:07

    수정 2007-07-04 오전 9:07:11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월급쟁이 A는 최근 주식시장 상승에 혼자 재미를 못 본 것 같아 주식 투자를 결심했다. 인터넷에서 주식 투자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베트남 주식 투자의 수익률이 높다는 정보를 보고 상담을 받았다.
 
전문가라는 말만 믿고 50만원을 내고 계좌를 튼 후 종목 정보를 받는 명목으로 200여만원을 냈다. 그러나 베트남으로 송금할때마다 불법적인 `환치기`를 하고 있고 금융당국에도 신고하지 않은 엉터리 자문사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55세로 퇴직한 B씨는 자고나면 두 배씩 뛰어 있다는 베트남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퇴직금을 들고 베트남으로 갔다. 현지 여행사 소개로 브로커를 알게 됐고 증권 계좌를 만드는 데 일단 계좌개설 수수료를 200달러를 물어야 했다.
 
거기에 증권계좌 유지 수수료를 한달에 100달러씩, 1년에 1200달러씩 내야했고 증거금도 1만달러를 유지해야 했다. 이 정도를 감수하더라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따라 조만간 호재가 나올 것이라는 종목에 퇴직금을 걸었다. 두 달 후 그 주식은 반토막이 났고 브로커에게서는 "책임 없다"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베트남 투자 사기단들이 개미(개인투자자)를 울리고 있다.

현지 주식 계좌를 터주고 종목 정보를 준다는 명목으로 수 백만원씩의 이용료를 챙기는 불법 브로커가 판을 치는가 하면 베트남 현지로 수 십명씩 데리고 가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개미들을 현혹시키는등 수법도 가지가지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베트남 주식 투자를 위한 계좌 개설을 대행해 주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수수료로 1000~2000달러를 받고 있으며 종목 추천까지 해주기도 한다. 종목을 추천해 줄 경우 200여 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심지어 현지 사무소를 차리고 10~20명씩 자금을 모집, 베트남 주식 투자에 나서는가 하면 베트남으로 데리고 가서 여행경비조로 회비를 따로 받고 불명확한 정보로 투자를 종용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주재원으로 가 있는 국내 중소기업 직원은 "현지에서 계좌 개설하는 데 거의 돈이 들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40배, 50배 튀겨서 수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까지 와서 주식 투자를 하다가 브로커 등에게 잘못된 정보를 받고 피해를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외국환거래규정`에 따르면 일반투자자가 국내 증권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해외 증권을 취득하려면 한국은행에 증권취득 신고서 등을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황건일 재정경제부 외환제도혁신팀장은 "해외 주식에 개인이 투자할 때는 국내 증권사를 거치거나 한국은행에 사전 신고를 해야한다"며 "그렇지 않고 브로커나 여행사 등을 통해 해외 주식 계좌를 튼 후 송금하게 되면 모두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브로커들은 개인들에게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하면서도 주식 투자 자금을 송금하거나 투자 수익을 국내로 다시 보내올때는 수출대금 등으로 위장한 `환치기`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환 한국투신운용 호찌민 사무소장은 "현지 교민이나 주재원이 아닌 한국 거주자가 직접 주식에 투자할 경우 송금방식에서 환치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개인이 흘린 불확실한 정보로 장밋빛 전망에 현혹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김 사무소장은 "베트남 주식 시장은 지난해부터 연초까지 급등했다가 3~4월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뒤 현재 조정기를 겪고 있다"며 "장기적인 우량주 중심의 투자를 하고 소문이나 루머에 속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문사를 가장해 엉터리 정보를 제공하거나 투자를 모집하는 것은 증권거래법 내지는 간접자산운용업법 위반이 될 소지가 있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제도권이 아닌 사업자가 위법한 행위를 한 경우 경찰에 넘기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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