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거리정치`는 계속될 것인가

당선자들 노동절 집회 참석 예정... "지지자들은 거리에 있다"

  • 등록 2004-04-30 오후 1:26:55

    수정 2004-04-30 오후 1:26:55

[오마이뉴스 제공] 노동자·농민·서민 등 사회적 약자들과의 거리연대를 통해 획득한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투쟁보다는 대화와 정책을 통한 해결을, 다른 한편에서는 10석의 한계는 대중투쟁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결로부터 말하자면, 전략은 변함이 없지만 전술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입장이다. 이재영 정책국장은 "3%도 안되는 의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시민단체, 국민여론의 지지를 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국장은 "(거리는) 우리의 지지자들이 있는 곳인데 나가지 않는다는 건 정치적인 배신행위"라고 간명하게 답했다. 단순하게 보면, "표"가 있는 곳에 "정당"이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지지자들이 거리 있는데 나가지 않는 것은 정치적 배신행위"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민주노동당은 4·30 노동자결의대회와 당일 노동절행사에 참여한다. 1일에는 민주노총 행사에 앞서 1시간 가까이 당 결의대회를 갖는데 당선자들이 무대에 올라 짧게 인사를 하며 각자의 각오를 밝힐 예정이다. 민주노동당에 새로 꾸려진 노동실천단은 "의회진출을 계기로 보다 더 적극적인 민주노동당의 활동 각오를 다지고, 당의 핵심적 기반이자 토대인 노동자 계급과의 굳건한 연대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대회 의의를 설명했다. 당의 각 지구당은 지역별 대회에 적극 참가하고, 이날 각자 사정에 맞게 대회용 현수막과 피켓, 풍선 등도 제작할 방침이다. 민주노동당의 "장외투쟁"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이라크 파병,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부안핵폐기장 사태, 미군기지반환, 신용불량자 구제, 상가임대차법 개정 등 다양한 사회 이슈로 집회와 기자회견을 가져왔다. 시민사회단체의 크고 작은 집회에서도 민주노동당 깃발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고, 가두행렬 맨 앞에는 단병호·권영길 등의 당선자들이 서기 일쑤였다. 총선 이후에도 민주노동당은 용산미군기지 반환 당 월례집회(24일)를 가졌다. 당직자와 당원들이 참여해 이라크 파병 일정의 즉각적인 중단과 미국 부시행정부의 군사패권주의정책 폐기를 주장했고 최순영 당선자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최순영 당선자 뿐 아니라 심상정 당선자 역시 "4.20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했고, 강기갑·현애자 당선자가 23일 "쌀개방 반대와 식량주권 수호를 위한 면지회장 결의대회"에 참가하는 등 민주노동당 당선자들의 집회 참여 행보는 이어졌다. 당선자들은 노조 및 사회단체 간담회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장외투쟁에서 잔뼈 굵은 당선자들... 총선 이후에도 집회참여 행보 민주노동당 당선자들은 대부분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에서 오래 활동한 인사다. 심상정 당선자는 20년 넘게 금속노조 사무처장 등을 지내며 노동운동을 해왔고, 최순영 당선자 역시 70년대 YH 노조 투쟁의 핵심 인물.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의 단병호 당선자, 제주 여성농민 회장직을 맡으며 전국여성농민 운동을 주도한 현애자 당선자, 전농 부의장 출신의 강기갑 당선자 등 모두가 대중운동의 검증을 거친 인물들이다. 이런 이들에 대해 "거리로 나가지 말라고 한다면 아마 의원직을 그만둘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거리에서 노동자, 농민, 서민과 연대해 자기 기반을 만들어온 민주노동당이 원내진출 뒤 장외투쟁에 거리를 둔다면 내부에서 정체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그러나 "원내진출도 했는데 장외투쟁을 계속해서 되겠냐"며 "과격" 이미지를 벗으라는 압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 21일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당사를 방문해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해 대화로 풀어가자"고 권유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자칫 집회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나거나 불법 시비가 벌어지면 "법을 준수해야할 의원이 불법시위에 앞장섰다"는 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보수언론의 공격은 감수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는 입장이다. 이재영 국장은 "DJ 정권이 들어서도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은 한총련보다 더 많았다"며 진보정당에 대한 이중잣대를 지적했다. 투쟁 사업장 방문민원 쇄도 민주노동당에는 벌써부터 "우리 사업장에 한번 와달라"는 방문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원내진출이 만병통치약인가"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재영 국장은 "단위사업장 싸움에 매몰되다보면 전체 노동자의 문제를 놓칠 수 있다"며 원내와 원외의 역할분담을 강조했다. 당선자들도 "지지자들의 신뢰도 결국 정책실현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전제로, 정책실현을 위한 다양한 방법 중 하나로 "거리정치"를 바라보고 있다. 또한 민주노총, 전농과의 일상적인 정책협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이번 노동절에 대해서는 참가 수위에 대한 내부 논란이 없었다. 김봉님 노동실천단 국장은 "꾸준히 해왔던 집회고 당연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첫 마음 그대로 갈 것"이라며 입장 변화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의원이라고 집회에 나가지 못할 게 없다"며 "보여지는 소행이 아니라 문제해결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내진출 전과 해결방식이 똑같아서는 안 되고, 원내에서의 원숙한 입법 및 대정부 협상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원내 진출 때문에 참여수위가 바뀔 것은 아니고, 당선자들이 바쁘다 보니 집회에 나가는 빈도수는 줄어들지 않겠냐"며 "단체들에서 원내 투쟁 가능성이 있으니 단체들에서 수위를 조절해줄 것으로 본다"는 전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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