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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소설가 송기숙 별세

한국 민족·민중문학서 중심 역할 담당
민주화 운동·교육운동도 적극 참여해
유신·광주 저항하다 두차례 구속·해직
치열한 삶 안팎 경험 작품세계에 묻혀
  • 등록 2021-12-06 오전 11:42:13

    수정 2021-12-06 오후 9:12:52

민족·민중문학의 중추로, 한국근현대사의 질곡을 펜으로 또 몸으로 헤쳐온 소설가 송기숙이 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국 민족·민중문학에서 중추 역할을 해온 소설가 송기숙이 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분단현실을 꿰뚫고 민중의 삶을 파고드는 무게감 있는 작품을 발표해왔다. 1935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전남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대문학’에 1964년 평론 ‘창작과정을 통해 본 손창섭’, 1965년 소설 ‘이상서설’이 추천돼 문단에 데뷔했으며, 1966년 단편소설 ‘대리복무’로 다시 등단했다. 이후론 한결이고 한길이었다. 한국근현대사의 질곡을 몸으로 펜으로 헤쳐나가는 작품활동으로 꾸준히 이어갔다.

대학에서 30여년을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해온 교육자기도 했다. 하지만 교수생활이 그리 평탄치는 않았는데, 1970년대 이후 유신과 광주학살 등에 맞서다 두 차례의 구속과 해직을 겪은 탓이다. 목포교대를 거쳐 전남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1978년 학내 교수 10명과 함께 ‘국민교육헌장’을 비판한 ‘우리의 교육지표’를 작성·발표해 대통령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것이 처음. 이때 교수직에서 파면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학생수습위원회에서 활동하다가 내란죄 명목으로 다시 구속돼 복역하다가 이듬해 석방된 것이 두번째다. 이후론 전남대에 복직해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해왔다.

민주화운동과 교육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그는 시국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목소리를 내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이란 타이틀이 늘 따라다녔다. 1970년대 ‘자유실천문인협의회’, 1980년대 ‘민족문학작가회의’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을 결성해 활동하기도 했다. 마지막 고인의 직함도 민족문학작가회의(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장이다.

치열했던 삶 안팎의 경험은 작품세계에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민족의 수난사를 배경으로 삼은 에피소드에 연대기적 형식을 입혀낸 민족주의 리얼리즘 문학이 그것이다.

총 12권의 ‘녹두장군’이나 ‘자랏골의 비가’ 등 대하·장편소설로 잘 알려졌으나, 중·단편 작업도 왕성했다. 2018년에는 중·단편 48편을 시대순으로 엮은 ‘송기숙 중단편전집’(전5권·조은숙 편·창비)이 출간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중·단편 ‘어떤 완충지대’(1968), ‘백의민족’(1969), ‘휴전선 소식’(1971), ‘사모곡 A단조’(1971), ‘어느 해 봄’(1972), ‘지리산의 총각샘’(1973) 등이 있고, 소설·단편집에 ‘백의민족’(1972), ‘도깨비 잔치’(1978), ‘재수 없는 금의환향’(1979) 등이 있다. 장편소설로는 ‘자랏골의 비가’(1977), ‘암태도’(1981), ‘녹두장군’(1994), ‘오월의 미소’(2000) 등을 발표했다. 제18회 현대문학상(1973), 제9회 만해문학상(1994), 제12회 금호예술상(1995), 제13회 요산문학상(1996), 제12회 후광학술상(2019)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했다. 발인은 7일 오후 1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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