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대우건설 노조 협상 결렬..."중흥왕국 만드나"

서면 합의서 요구 거부에 협상 중단...노조 농성 시작
노조 "인수 전 서면화해야 추후 말바꾸기 방지 가능"
중흥 "최대주주 아니어서 서면 작성 어렵다"
  • 등록 2022-01-13 오전 11:12:36

    수정 2022-01-13 오전 11:13:03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동조합 간의 인수조건 협상이 결렬됐다. 중흥 측이 노조가 요구한 서면 합의서 작성을 거부하면서다. 다음달로 예상되는 대우건설 인수 딜클로징(거래 종결)을 앞두고 갈등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중흥그룹 사옥(사진=중흥건설)
13일 대우건설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중흥그룹과 노조 측 간의 인수조건 협상이 결렬됐다.

대우건설 노조는 조합원 성명서를 통해 “중흥그룹 인사단과의 협상이 파행으로 종결됐음을 공식 선언한다”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중흥그룹과 총력 투쟁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이날부터 광주 중흥그룹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4일부터는 대우건설 본사 로비에서 중흥 인수단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해 인수 발표 후 중흥그룹과 갈등을 겪어온 노조 측은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독립경영 보장과 직원처우 개선, 임금인상 등을 제시하면서 갈등을 봉합하고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여간 인수조건을 협상해왔다.

당시 중흥그룹과 노조,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3자간 공식회담 등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서면 합의서를 작성하자는 얘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흥 측이 서면 합의서 작성을 거부하면서 결국 협상이 멈춰서게 됐다. 인수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더라도 화학적 결합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노조 측이 서면 합의서를 요구한 이유는 딜 클로징 전 문서화된 형태로 약속된 내용 들을 보장 받아야 인수 후 벌어질 수 있는 말바꾸기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합의서에 △독립경영 담보를 위한 대표이사 내부 승진 원칙 △사내 계열사 외 집행임원 선임 인원 제한 △인수 후 재매각 금지 △본부 분할매각 금지 △자산매각 금지 등을 담아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심상철 노조위원장은 “매각의 종결시점이 서서히 다가오면서 난무하는 각종 찌라시들로 인해 임직원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고, 이를 반증하듯 이직 러시 또한 역대 최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며 “이런 위기 속에서 노동조합은 희망찬 소식을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켜보고자 최선을 다해왔으나 중흥그룹 인수단이 온갖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노조를 지속적으로 기만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노조는 대우건설의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승화시키기 위해 대화로 풀어보고자 노력했으나 더 이상 양보할 경우 대우건설과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며 “합의서 작성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독립경영을 담보하기 위한 대표이사 내부승진 원칙, 인수 후 재매각 금지 등 대우건설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조항들에 대해 무엇 하나 약속할 수 없다는 인수단의 모습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말로는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대우건설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임직원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그들은 중흥그룹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대우건설을 중흥왕국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대표이사 내부승진 발표도 문서상 약속을 하지 않는 이유는 실제 협상과정 중 협의된 대로 현 시점에서 내부승진은 시키지만 향후 언제든 본인들 입맛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만 중흥그룹 측은 아직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면 합의서를 작성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직 KDB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주주권·경영권 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현재 매각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최대주주가 아닌 상황이어서 문서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 약속했던 독립경영 보장과 처우 개선 등은 매각 이후에도 보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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