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대출 승계까지 ‘깐깐’…얼어붙는 분양권 시장

집단대출 옥죄기, 중도금대출승계·잔금대출까지 이어져
  • 등록 2017-02-19 오후 5:01:02

    수정 2017-02-19 오후 5:01:02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최근 아파트 분양권을 부인 명의로 계약하고 은행에 매도인의 중도금 대출 승계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은행 측이 소득이 없는 전업주부인 아내의 명의로는 중도금 대출 전액을 승계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결국 김씨는 자신의 명의로 계약서를 새로 작성하고 은행의 심사를 통과한 뒤에야 분양권 명의를 이전할 수 있었다.

19일 부동산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분양권 전매과정에서 중도금 대출 승계를 거부당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보통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지면 이미 중도금 대출이 집행돼 승계를 받을 수 있는 분양권 매매가 활발해진다. 그러나 집단 대출 규제로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승계 심사까지 까다로워지자 부동산 시장에 전방위적인 자금난이 시작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 과정에서 중도금 대출 승계를 거부당한 적은 거의 없었지만 최근들어 이 같은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며 “중도금 대출을 받지 않고 분양권을 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 대출 승계가 거부되면 구입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권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차주들의 상환 능력을 보지 않은 채 대출 승계를 허용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건설사들이 분양 과정에서 은행을 끼고 제공하는 중도금 대출이나 입주를 앞둔 분양권 소유자의 잔금대출 심사까지 까다로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신규 분양단지의 중도금 대출이 거부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최근 수분양자에 대한 심사가 엄격해지며 1000가구 기준 2가구 정도 대출이 거부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잔금 대출 심사 역시 엄격해지며 입주를 진행 중인 단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시영)’는 3658가구의 대단지이지만 잔금 납부율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출을 받기 힘든 집주인들은 잔금 마련을 위해 전세를 내놓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잔금 마련을 위한 전세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며 지난 2월 셋째주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의 전셋값은 500만~3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2~3년 전 분양했던 단지가 잔금대출로 전환하는 시점”이라며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가 심상치 않은데 잔금대출로 전환해줬다가 부실로 이어질 소지가 적지 않아 심사를 엄격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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