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 등극한 美 빅테크주…장기집권은 '글쎄'

한 달 수익률, 애플 11%·S&P500 3%
"FAANG, 사실상 가치주…애플 PER 33배, 나스닥 37배"
주식→채권 자금 이동 및 달러 강세 구간 빅테크↑
"반독점법 강화 적용땐 주춤할 듯"
  • 등록 2021-07-18 오후 11:50:02

    수정 2021-07-19 오전 7:48:05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경기와 유동성 피크 아웃(고점 통과)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는 가운데, 소위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불리는 빅테크주가 급등하고 있다. 안정과 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빅 테크주로 자금이 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맥락 안에서의 빅테크 약진은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가까운 것이며, 과거 10년간의 영광이 앞으로 더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단 분석이 제기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美 국채 장기물 하락 구간, 빅테크주↑

16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아이셰어즈 러셀 탑 200 상장지수펀드(iShares Russell Top 200 ETF·IWL)은 지난 한 달간 3.02%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승률 2.49%를 웃돈다. 이 ETF는 미국 시총 상위 200대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알파벳A(구글), 테슬라 등이 편입돼 있다. 빅테크 종목의 약진에 수익률이 지수를 상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ETF를 크게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도 있다. 애플이 한 달간 11.08%, 마이크로소프트가 7.61%, 알파벳A가 4.29% 올랐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경기 피크 아웃 우려 등에 경제 재개 관련주가 힘을 잃자 빅테크주로 수급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CNN은 존스홉킨스대학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개주와 워싱턴DC 모두에서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1주일 전보다 10% 증가했다고 전했다. 전체 주에서 확진자가 증가한 건 전염병 확산이 정점이었던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씨티그룹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인덱스는 지난해 상반기 말 280에서 하락, 이날 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실제 경기측정치가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넘는 폭이 작아진단 뜻으로, 경기 둔화 우려로 해석된다. 장기물 금리가 하락한 것도 이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16일 1.58%대에서 16일 1.30%를 기록, 약 20bp(1bp=0.01%포인트)나 하락했다. 통상 낮은 금리는 미래 현금 흐름에 대한 할인율이 작게 잡히는 관계로, 기술 성장주에 우호적이다.

“성장 스타일 내 빅테크 비중, 더 이상 안 올라”

다만 최근 빅테크주의 양호한 흐름이 단순한 금리 하락에 따른 성장주 상승이란 공식만을 따르는 건 아니란 평가도 나온다. 빅테크를 되레 가치주로 볼 때 현 시장 상황과의 연관관계를 설명하기가 더 수월하단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FAANG 기업들은 성장주라고 인식되고 있으나, 사실상 가치주에 가깝다”며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지난 12개월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70배와 66배로 전보다 낮아졌고, 페이스북, 구글, 애플의 PER는 각각 29배, 33배, 33배인데, 현재 나스닥이 37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평균보다 낮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도 실적 시즌에 들어서 있는 걸 감안하면, 최근 빅테크 기업의 선전은 성장주의 귀환으로 해석하기보단 당장 실적의 안정성에 더 주목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빅테크의 움직임도 안전자산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 및 달러 강세 등 리스크 오프(위험자산 회피)가 나타나는 와중에 성장주가 오른다는 것이다. 실제 달러 인덱스와 애플 주가의 상관관계는 지난 5월 중순 전엔 마이너스(-)였다가 이후부턴 플러스(+)로 전환해 최근 0.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에 근접할수록 두 지표가 같이 오르고 내리는 상관성이 강해졌단 의미다.

한편 일각에선 독점에 대한 규제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큰 탓에 빅테크가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단 진단도 제기된다. 지난달 미국 하원은 반독점법을 강화할 수 있는 6가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최근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에 부임한 리나 칸 위원장은 ‘빅테크 저격수’로 불린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독점법 강화가 아직 시장에는 온전히 반영되진 않았지만, 대형 테크주의 영향력이 조금씩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최근 금리 하락으로 성장 스타일이 반등했지만, 성장 스타일 내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이상 오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시장은 지난 2010년부터 오랜 기간 빅테크가 주도했는데, 이에 거꾸로 빅테크의 상승 흐름이 둔화될 경우 미국도 탄력을 잃게 된다”며 “한국 시장을 비롯한 미국 외 시장에 더 관심을 가질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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