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잇돌대출의 모태격인 우리은행의 ‘위비모바일대출’의 연체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다른 은행들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잇돌대출의 손실에 대해선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서울보증보험이 보증을 통해 분담하는 구조인 만큼 더욱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금리대출 건전성 악화…연체율, 일반 신용대출의 6배
금융감독원이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위비모바일대출 판매 실적은 지난 6월말 기준 2만5011건(911억원)으로, 작년 5월 첫 출시 이후 매달 2000건 가량의 신규 대출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5월 은행권 처음으로 서울보증과 협약을 맺고 ‘위비모바일대출’을 출시했다.
특히 전체 대출 중 55.9%(취급건수 기준)를 차지하는 신용등급 5등급(KCB등급 기준) 이상 고객의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 4등급 이하 고객의 연체율이 2% 이하의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5등급의 연체율은 4.12%, 6등급은 7.19%, 7등급은 6.88%의 높은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곧 이 상품의 부실을 보증하고 있는 서울보증보험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대목이다. 예금보험공사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보증은 부실 대출이 많아질수록 국민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사잇돌대출, 열흘 만에 245억 집행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은행권에도 유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위비모바일대출은 사잇돌대출과 유사한 구조를 갖춘 상품으로 연체율 증가는 향후 사잇돌대출의 건전성과도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사잇돌대출은 중저신용자(4~7등급)에게 중금리(6~10%)로 대출해 주는 상품으로, 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금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 주도로 출시됐다. 이 상품은 손실을 부담스러워하는 은행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서울보증보험에서 보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입장에서는 보증보험을 통해 부실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손실이 어느 정도 예상돼도 좀 더 과감하게 대출을 실행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현실에 안주할 수밖에 없는 은행이 연체율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에 따르면 KB국민·신한 등 9개 은행이 사잇돌대출를 처음 출시한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 동안 판매실적은 2411건(245억7200만원), 대출자 1인당 1020만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대출 신청을 받고 있는 신한은행(45억원)과 우리은행(42억원) 등을 중심으로 판매실적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박용진 의원은 이와 관련해 “중금리 대출 연체율의 증가가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를 요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이 나서서 계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금리와 저금리로 양분된 대출시장에서 중·저 신용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출시된 상품으로 금리는 연 6~10%가량이 적용된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원활한 판매를 위해 서울보증에서 손실을 일부 부담한다는 점에서 다른 중금리대출 상품과는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