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①"미국 의료 영리화와 달라..원격의료, 진정성 봐달라"

윤성로 대통령직속4차산업혁명위원장 인터뷰
코로나 겪으면서 한국 공공의료 자부심 생겨
"원격 의료, 의료 민영화 아니고 의료진 보호와 새시장 창출 관점"
초중고 교육보다 대학(원) 교육 가중치 둬야
대학을 지역거점 AI평생교육 진지로
  • 등록 2020-05-10 오후 4:01:25

    수정 2020-05-10 오후 9:48:5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윤성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빌딩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미국의 의료 민영화는 실패한 모델이라는 게 적나라하게 증명됐죠. 우리나라의 공공의료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제 원격 의료 서비스도 허용하는 걸 본격 논의할 때가 왔다고 봅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4차산업혁명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윤성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내년 2월까지 집중할 일로 △원격 의료 서비스 도입과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대학(원) 교육 강화를 꼽았다.

그는 코로나19이후 바뀔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시스템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통령 자문기구 수장으로서 코로나19이후 도래할 언택트(untact·비대면)세상의 위기와 위협 요인은 무엇으로 볼까.

다음은 윤성로 4차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많이 변할까요.

▷사실 사회적으로는 반신반의해요.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잖아요. 사실 만나서 하는 회의가 편하고 일부러 휴식이나 리프레시(Refresh) 하려고 출장을 가기도 하죠.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면 언택트 이런 이야기가 지금처럼 많이 나오진 않겠죠. 일부는 아마 원상 복귀할 것입니다. 물론 (코로나19와) 비슷한 종류의 바이러스는 굉장히 많지만요.

-그런데 왜 코로나19 이후 세상이 바뀔 것이라 할까요.

▷일상의 많은 것들은 기존 생활로 돌아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사태 때 경험했던 것 중에서는 ‘이것 좋네, 계속해볼까’하는 것들이 있겠죠.

새로운 바이러스가 다시 올 수 있으니 기술적, 제도적, 법제적 준비는 계속해 나갈 것이고요.

코로나 위기로 셀링포인트 분명해져

-우리나라에는 어떤 부분이 위기이고 기회일까요

▷한국이 위기라면 코로나로 교류가 줄고 여행을 못 가고 무역에 영향을 받아서죠. 한국은 시장이 작습니다. 미국처럼 내수가 크지 않죠.

하지만 위기를 통해 한국이 약했던 부분이 강해질 수 있는 모티베이션(motivation)이나 셀링포인트(selling point)는 분명해졌습니다. 클라우드가 대표적이죠. 그간 클라우드는 한국이 잘 하고 싶었으나 힘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통신망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라면 클라우드는 언택트 무선통신의 백본이 됐죠. 한국이 잘하는 ICT에 굉장한 기회입니다. 코로나로 일부 업종이 어려우나 ICT에 전례 없는 기회가 됩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긍정이죠.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윤성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빌딩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속도 조절론 동의 안 해


-코로나19로 국가 경제, 특히 민생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회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4차산업혁명의 속도조절론 이야기도 나오는데 인정하는가.

▷그런 질문은 마치 자동차를 왜 만드는가의 질문과 같아요. 사람은 도구를 만들어 자신을 편하게 하죠. 가령 건강을 위해서라면 걸어갈 수도 있지만 자동차를 만들고 타죠. 4차산업혁명을 어떤 영화 속 영상으로보거나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면 너무 크게 볼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 인공지능(AI)는 좀 더 현실적인 기술이에요. 이미 쓰이는 기술말이죠. 바로 영향을 못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 삶에 이미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죠.

-내년 2월까지 임기이신데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뭔가요

▷2월 14일 임기를 시작했으니 내년 2월까지 한 9~10개월 남았나요.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죠. 여러분들에게 모든 걸 다하지 말고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말을 들었어요. 제 임기 중 지금 분위기상 코로나 빼고는 이야기 할 수 없죠. 코로나19와 4차혁명은 찰떡 궁합, 기회이기도 합니다. 신규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 때 AI를 쓰기도 하고요. 코로나19가 올지 몰랐지만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어 대비한 것은 럭키(lucky)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때문에 더 바빠졌지만. 코로나 이후 세대를 대비하는 뭔가를 하고 싶습니다.

미국 의료 영리화 문제 많아..한국의 원격 의료는 다를 것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셨는데, 가장 심혈을 기울일 분야는 뭔가요.

▷사회 분위기가 바뀐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곳도 있어요. 교육이나 의료요. 디지털 헬스케어·원격의료 서비스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대학(원) 맞춤 서비스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원격 의료는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모두 허용됐지만 우리 법에서는 금지됐는데요. 이제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보시는 이유는 멉니까.

▷이번 코로나 사태로 미국의 의료 영리 시스템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죠. 국민 사이에서 ‘원격 의료가 되더라도 공공 의료를 붕괴시키진 않겠구나’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봅니다. 원격 의료화는 의료 영리화가 전혀 아닙니다. 코로나 극복의 1등 공신이 의사 등 국내 의료진들인데 (원격의료로) 불편하게 해서야 하겠습니까.

-그러면 원격 의료를 도입하는 목적은 뭔가요.

▷코로나가 창궐했을 때 감염의 위기에 시달린 의료진들, 지난번 메스르 사태 때 2차 감염의 진원지가 대형 병원이었듯이 환자가 끊어질까 걱정했던 의료진들, 몸이 아픈 분들이 병원에 가기 어려웠던 현실 등을 바꾸자는 겁니다. 정말 의료진을 위한 기술이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접근합니다. 저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의료 영리화나 의사분들의 경제적 이익 줄이기가 아니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의료계가 이에 적극 대응하자는 취지입니다.

제가 아는 의사분들 중에서는 진료를 하시는 와중에도 과학자로의 본능을 주체 못해 연구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원격 의료를 허용하면, 의사들의 연구 의지를 북돋아 우리나라의 노벨 생리학·의학상 도전 같은 기초 과학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원격 의료가 우리의 첨단 보건 의료 시스템을 완성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거에요.



대학(원) 교육에 가중치 둬야


-AI를 가르치는 교수의 기업 겸직을 허용하는 법이 상임위를 통과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의 과제는 무엇일까요.

▷사실 우리나라 교육을 영화관에 비유하자면 영화관에 가서 모두 앉아서 편하게 볼 수 있는데 맨 앞 사람이 일어나 보면 모두 일어나 보게 되는 상황이죠.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까지의 교육 시스템은 사교육때문인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지만, 대학과 대학원 교육은 사실 형편 없어요.

하지만 앞으로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학이나 대학원 교육에 더 가중치를 두는 것으로 바꿔야 합니다. 초·중·고 때는 살살하고 대학원과 대학에서 더 잘 가르쳐야 하죠. 결국 학생 맞춤형 교육을 해야 하는데 인공지능(AI)의 키워드인 맞춤형을 이용하면 여러 면에서 기술적인 게 가능해지죠.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이 있나요. 평생 맞춤형 교육을 위한 대안이 있다면

▷코로나와 별개로 대학과 대학원 교육, 사회 재교육과 평생교육에 혁신이 필요하죠, 인공지능을 전공한 교육자로 해보고 싶은게 있어요, 기업에서는 인력이 부족하다는데 이는 지금 채용한 인력이 새로운 기술을 충분히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죠, 그 분들을 위한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은 온라인 비대면 교육을 활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윤성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빌딩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학을 지역 거점 AI 평생교육 진지로


-직장인 대상의 미래를 위한 교육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연구중심 대학을 지향하는데 이건 잘못된 방향이라는 확신이 있어요. 연구중심 대학도 필요하나, 모든 사람이 연구할 필요는 없죠. 한국 대학의 역할을 재조정해야 합니다, 직장인 등의 AI 활용을 위한 평생 교육지역거점 같은 것으로요.

대학 재정이 어려운 이유는 국내 교육 시장이 고3만 대상으로 열려 있기 때문이죠. 전연령대를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하게 되면 기업들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문제 제기에 많은 대학 교수님들이 공감하시죠. 대학은 연구가 메인 포인트가 아닌 교육이 메인 포인트가 돼야 합니다.이를테면 직장인들이 온라인 강의를 듣다가 지역거점 대학에서 실습이나 프로젝트 등을 하는 형식이 될 수 있습니다.

윤성로 4차위원장은

△1973년생(47세) △서울 휘문고 △서울대 전기공학부 △美 스탠퍼드대 전자공학 석·박사 △미국 인텔사(Intel Corporation) 선임연구원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응용기술부 부부장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現), 공과대학 부학장·인공지능연구원 기획부장(現 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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