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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TSMC가 2월 말부터 3월까지 단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가을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다시 대대적인 가격 인상에 나서는 모양새다.
가격 인상 배경으로는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꼽힌다. 또 대만 달러가 지난 1년 동안 미국 달러 대비 6% 가량 오른 점도 인상 배경이 됐다.
TSMC의 15% 가격 인상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통상 자동차 제조사가 원가 절감 명목으로 2~3%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입장이 뒤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닛케이는 “반도체 부족의 심각함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최종 사용자인 자동차 회사들이 앞으로 반도체 공급부족과 제조원가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업계에선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해소되기까지는 적어도 반 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심각한 부족 현상에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국 정부가 대만 정부에 이례적으로 반도체 생산을 늘려달라 요청할 정도였다.
한편 반도체는 대만의 효자상품 노릇을 하고 있다. 대만은 1980년대부터 반도체를 국책사업으로 키워 왔다. 2000년대 들어 정보기술(IT) 혁명이 일어나며 시장 환경이 급변했지만 대만은 반도체 사업을 접지 않았다. 이후 미중 갈등으로 미국이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을 제재하면서 대만 반도체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배출은 전년 대비 25% 늘었고 순익은 50%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