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자금순환 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우리나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2조8000억원) 대비 38조3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직전 분기인 올 1분기(44조원)와 비교해도 20조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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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여윳돈 20조원대로 감소했지만…‘빚투’ 흐름 이어져
순자금운용이란 예금·보험·주식투자 등을 통해 운용하면서 굴리는 ‘운용자금’에서 은행 등에서 빌린 ‘조달자금’을 제외한 여윳돈을 의미한다. 가계 여윳돈이 줄어든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인한 민간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고,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의 투자 역시 이어진 영향이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 팀장은 “가계의 2분기 주식 취득금액은 29조2000억원으로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3월 말 3061에서 6월 말 3297로 7.7%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계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도 지난 1분기 가계의 주식투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가계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주식 비중(20.3%)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선데 이어 2분기에는 21.6%로 1.3%포인트 추가 상승했다.
가계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2020년 2분기(15.7%)부터 증가해 5분기 연속 늘었다. 이는 가계가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더 늘렸단 의미다. 세부 상품별로 보면 예금 투자 비중은 41.0%에서 40.5%로 줄었고, 채권도 2.9%에서 2.7%로 감소했다. 반면, 주식은 20.3%에서 21.6%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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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도 올 2분기 5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조4000억원보다 늘어났다. 금융기관 대출은 지난해 4분기 58조9000억원에서 올 1분기 52조8000억원으로 줄었으나 2분기 들어서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본격 시행되기 이전에 대출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몰리면서 다시 54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가계의 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흐름도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전국 구택매매거래 개인순취득 통계를 보면 지난해 2분기 1만1000호 감소(전 분기 대비)에서 올해 2분기 2000호 증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 역시 4만1000호에서 10만1000호로 급증했다.
수출 호조 등 경기 개선…기업 영업이익 늘고 정부 국세 수입 증가
비금융법인기업(기업)은 수출 호조세 지속 등에 영업이익이 개선되면서 2분기 순조달(자금조달-운용) 규모가 22조원 감소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 29조2000억원 감소한 것보다 줄었다. 올 2분기 상장기업의 당기순이익은 27조3000억원으로 1년 전(11조5000억원)에 비해 큰 폭 증가했다. 단기 대출금 역시 올 2분기에는 8000억원 가량 갚으면서 지난해 2분기 20조4000억원 가량 빌렸던 상황과 달리 여건이 개선됐다.
일반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책이 이어지면서 적극적 재정집행으로 정부소비가 늘었지만, 국세수입도 크게 증가하면서 순운용으로 전환했다. 작년 2분기엔 37조1000억원 순조달했으나, 2분기 정부는 4조5000억원 순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국세 수입은 93조3000억원으로 작년 2분기(63조4000억원)보다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