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 1월 미국 무역적자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통해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며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예고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7일(현지시간) 올해 1월 무역적자가 485억달러로 전월보다 9.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규모도 2012년 3월(502억달러) 이후 가장 컸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에서 313억달러 적자를 기록, 전년동월대비 12.8%나 급증했다. 일본 및 독일과의 무역적자가 각각 54억7290만달러, 48억8280만달러를 보이며 뒤를 이었고 대한(對韓) 무역적자는 25억8590만달러로 네 번째로 컸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역적자가 커지거나 작아진 것이 아니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무역적자가 대폭 줄어들었던 것을 고려하면 무역적자 확대가 반드시 미국에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수입이 수출보다 더 빠르게 증가해 무역적자가 발생한 것이어서 꼭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늘어난 소비재 수입 24억달러 중 휴대전화가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는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NYT는 “미국 소비자들이 돈을 더 많이 벌고 있어서 더 많은 소비재를 구매하다보니 수입이 늘어났다”면서 “이는 일반적으로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해 12월보다 올해 1월 수출이 0.9% 늘어났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외에도 원유 및 기타 석유제품 수입이 22억달러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수입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해 무역적자 확대에 기여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12월 초부터 1월 초까지 9% 상승한 영향이지 무역 자체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NYT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