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감염 제로' 병원의 조건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코로나19 발발 이후 병원 내 감염 문제에 특히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전부터 외과 수술을 하는 병원들은 항상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금속고정물을 삽입해야하는 관절척추수술의 경우, 감염 문제가 굉장히 치명적일 수 있다. 그래서 관절척추병원이 그 어느 진료과보다 감염예방을 강도 높게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환자의 치료예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형외과 수술은 장기가 열리는 내과 수술보다 감염 관리에 소홀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인식도 존재한다. 그런데 엄청나게 잘못된 생각이다. 특히 인공관절수술은 모든 수술을 통틀어 감염에 가장 예민하다. 인공관절수술에서 감염이 발생되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 삽입한 인공관절을 빼내고 감염 치료를 한 뒤 재수술까지 가야 한다.

최유왕 강북연세병원 병원장은 “아무리 의사 개인의 수술 실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감염 문제까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수술실 감염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환자입장에서 감염 관리에 철저한 병원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먼저는, ‘무균 양압 수술실’을 갖췄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대형병원에나 갖추고 있는 고비용 시스템이지만, 최근 보건복지부 3주기 인증을 획득한 병원이거나 감염관리에 신경쓰는 중소병원 중에도 있다.

‘무균 양압 수술실’은 수술실 내 공기 압력을 높여서 수술실 외부 공기가 안으로 못 들어오게 제어하는 설비다. 완벽한 무균 상태의 수술실이 되려면, ‘양압시스템’으로 밖의 공기 유입을 막아주고, 고성능 헤파필터를 거쳐서 무균 상태로 걸러진 공기만 수술실 안으로 유입되는 상태에서, 그 공기조차 오염가능성이 있는 공기와 섞이지 않도록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게 하는 설비가 갖춰져야 한다.

그리고 마치 우주복처럼 보이는 멸균된 일회용 수술복까지 갖춰 입었을 때, 완벽히 무균상태의 수술실 환경이 가능해진다. 관절수술에서는 뼈가루 같은 것들이 여기저기 튈 수 있다. 그게 사람을 맞고 다시 수술장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이때 무균 상태가 아니라면 감염 요소가 될 수 있는 것.

물론 이런 환경 조건만으로 100%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장담하진 못한다. 하지만 무균 양압 시스템을 갖추고, 수술장에서 나오는 오염 물품과 소독 물품의 동선과 공간을 철저히 분리하는 등 감염 관리 시스템을 갖춘 병원의 감염률은 0%인 경우가 많다.

최유왕 원장은 “통상적으로 인공관절수술 후 감염률은 1~5%라고 알려져 있다. 감염률 0%는 수반돼야 하는 환경적인 조건들이 매우 중요하며, 환자들은 수술 예후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감염 관리에 철저한 병원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유왕 강북연세병원 병원장이 무균복을 입고 인공관절수술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