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대 연구팀에서 800m 떨어진 배에 문자를 보내달라고 전화 연락했다. 그리고 영어로 ‘wellcome press’가 프리젠테이션 화면에 찍혔다. 바닷속 음파를 통해 전송된 신호였다. 사진 전송도 음파를 통해 가능했다.
인천 남항에서 10km 떨어진 서해 바다. 30일 SK텔레콤과 호서대학교 해양수산IT융합연구소는 기자들 앞에서 수중 통신 시연에 나섰다. 혼탁하기로 세계적으로 소문난 서해 바다에서 이들은 수심 25m 음파 통신을 시도했다. 사람 음성과 비슷한 주파수 대역인 40KHz 음파에는 문자, 사진, 숫자가 디지털 신호가 실렸다. 수중 통신 시대의 첫걸음을 SK텔레콤과 호서대학교가 뗐다.
“음파에 디지털 신호”..SKT·호서대 수중통신 ‘첫단추’
수중 통신은 일반 대기중 통신보다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일반 공기와 달리 바다 속에서는 전파가 방해를 많이 받는다. 긴 거리를 뻗어나가지 못한다. 바닷속 잠수함이 상대 잠수함을 찾을 때 레이더 대신 초음파를 쓰는 이유도 이 같은 맥락에서 비롯됐다. 심해를 포함한 바닷속은 지구상 마지막 남은 음영지역이다.
최근 통신속도보다 느린 속도지만 SK텔레콤과 호서대는 이번 시연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수중기지국을 통한 재난 방지, 잠수함 탐지, 어족 자원 등에 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결합되면 바닷속 상황을 지상에서 바로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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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이번 시연 이후 수중 기지국 조성에 적극 나선다. SK텔레콤과 호서대가 계획중인 수중 기지국은 바닷속 바다에 고정돼 각 IoT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취합한다. 이 정보는 수면위 부표로 전송된다. 육지와 가까운 근해에서는 LTE 통신으로, 먼 바다에서는 위성통신에 이들 정보가 실린다.
고학림 호서대 교수는 “바닷속에 수중기지국을 만드는 수중통신 방식 실증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라며 “이번 시연을 통해 각종 데이터가 수중 통신을 통해 해상 부표 전달에 성공, 수중 기지국 테스트베드 조성을 위한 핵심 연구 단계를 넘었다”고 자부했다.
수중기지국, IoT와 연결 해상정보 ‘허브’ 역할
수중기지국 기반 통신망은 수중센서, 수중 기지국, 해상 통신 부표로 구성된다. 수중 기지국은 반경 10km~15km 지역내에서 수중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와 교신한다.
SK텔레콤과 호서대는 센서와 수중 기지국을 배터리 기반 장치로 운영할 계획이다. 센서는 저전력 소물인터넷 기기로, 수중 기지국은 대형 배터리가 장착돼 쓰인다. 수중기지국 배터리는 2년에 한 번 갈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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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호서대는 10월께 서해안에 실험망 구축에 착수한다. 2020년경 실험망을 최종 완성하겠다는 로드맵을 만들었다. SK텔레콤은 음파에 LTE 신호를 얹는 기술을 육상에서도 응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