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쏟아진다"…계속되는 물폭탄에 서울 저지대 주민들 '발 동동'

한강·하천 인근 주민들 폭우 피해 호소
"비 안 그쳐 보수도 못해"…손 못쓰는 시민들
태풍 '장미' 북상…전국 추가 피해 우려
  • 등록 2020-08-09 오후 5:46:46

    수정 2020-08-09 오후 5:46:46

[이데일리 공지유 박기주 기자] “정말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쏟아지네요.”

정말 역대급 장마다. 연일 쏟아지는 비에 전국 곳곳에서는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태풍까지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에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남부 지방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장마전선이 다시 중부지방으로 올라와 비를 쏟아내기 시작하자 한강과 하천 인근의 주민들은 불안감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상습적으로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이나 반지하 등 수해에 취약한 공간에 거주하는 이들은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호우경보가 발효된 9일 오전 한강 수위가 상승하며 서울 반포한강공원 일대가 물에 잠겨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지는 비…강·하천 인근 주민들 ‘긴장’

9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서울 도림천의 산책로는 집중호우가 예보되면서 통행이 제한된 상태였지만, 아직까진 산책로가 물 위로 드러나 있는 상황이어서 심각한 수준처럼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자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저 정도면 다닐 수 있지 않은가’ 싶었던 산책로는 불어난 물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같은 시간 한강공원도 마찬가지. 가로수는 겨우 머리만 위로 드러나 있을 뿐이었다.

이처럼 중부지방에 다시 폭우가 쏟아지자 상습 침수구역 주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고 있다. 도림천 인근 신림동 반지하 원룸에 살고 있다는 안모(26)씨는 “장마철마다 방 내부가 습해져 곰팡이가 생겼지만 이번에 비가 유독 많이 와 현관에 물이 들어올 때가 있다”며 “외출할 때마다 집에 물이 샜을까 걱정이 되고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단지 역시 자유롭지 않았다. 도림천 인근 한 아파트 단지 경비원 B씨는 “혹시라도 하천이 넘쳐 큰 피해가 있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며 “비 예보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아파트 단지에는 지하 시설에 물이 들어차는 것을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로 벽을 쌓아둔 모습도 보였다.

한 상점 주인은 빗줄기를 보며 “최근 이렇게까지 비가 많이 온 게 처음이라 주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며 “태풍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대비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한 주택 지붕에 비닐막이 감싸져 있다. (사진=공지유 기자)
“비 그쳐야 보수라도 할 텐데”…피해에도 손 못쓰는 시민들

바닥에 차오르는 빗물도 걱정이지만,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줄기도 문제다. 신림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천장에서 빗물이 새는데 보수공사를 하려고 해도 비가 멈추지 않아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에어컨에도 물이 들어가 곰팡이가 생기고 있지만 비가 멈출 때까지 별다른 수가 없어 계산대를 비닐로 감싼 채 영업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에 수십년간 살아왔다는 최모(71)씨는 “건물이 오래돼 집 안에 빗물이 샌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또 “20여년 전 폭우로 인해 동네가 침수되고 큰 피해를 본 적이 있었다”며 “이번 폭우로는 그 정도 피해는 없지만 비가 더 많이 와서 물이 샐까 봐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씨를 만난 골목에는 불안한 모습의 판자지붕을 가진 집들이 많았는데, 이곳 주민들은 비닐로 지붕을 가리는 등 빗물을 막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다만 비가 그치는 날이 없어 수리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보수설비업체 사장 C씨는 “요새 폭우로 시설공사를 해달라는 주택들이 종종 있다”며 “그런데 방수공사는 비가 그쳐야 작업을 할 수 있어 보수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0일 새벽까지 최대 500㎜의 많은 비가 중부지방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제5호 태풍 ‘장미’가 남해 먼바다에서 점차 북상하고 있다. 중부지방엔 이번주 내내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어 비 피해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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