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도 정신과 갑니다", 편견으로 병든 사회 (영상)

정신질환, 누구나 겪을 수 있다
혹시 나도 우울증? 언제 정신과 가야 할까?
'뇌부자들' 오동훈 전문의와 함께하는 QnA
  • 등록 2019-09-18 오전 10:03:32

    수정 2019-09-18 오전 10:04:43

[이데일리 윤로빈 PD] “정신과 의사들도 정신과에 가요. 필요하다면 약을 처방 받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어요. 정신질환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니까요. 개인의 의지? 노력? 그런 것과는 상관 없습니다.”

정신질환은 의지와 관련 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다. 신체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적으로 치료하면 증상의 악화를 막고 신속히 회복할 수 있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만연하다 보니 정신과 방문을 꺼리는 사례가 많다.

정신과에 대한 편견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오동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만났다. 오동훈 전문의는 세브란스 병원에 재직중이며 동료 의사들과 함께 유튜브 채널 ‘뇌부자들’을 운영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의 팟캐스트로 시작된 ‘뇌부자들’은 정신질환에 대한 사연과 이야기를 재치 있고 솔직하게 풀어 인기를 끌었다. 이후 방송, 강연, 책 출간 등의 행보를 이어가며 정신과에 대한 편견과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정신질환은 성격이 아닌 질병

“정신질환 같은 경우는 유독 그걸 병이라고 인식하지 않고 그 사람 자체의 성향이라고 치부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 불안하고 힘들다고 하면 외부 요인 때문에 불안증이라는 병이 찾아왔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은 불안하고 나약한 사람이야’라고 단정짓는 거죠.”

오동훈 전문의는 환자를 진료하며 가장 안타까운 점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꼽았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회는 이에 대해 ‘나약’, ‘노력부족’이라는 지적을 더하는데, 이는 사회환경적 요인을 배제한 채 문제의 원인을 모두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일이다.

이러한 경우가 반복되다 보면 개인은 문제를 ‘질병’이 아닌 ‘의지와 노력’의 차원으로 바라보고 더욱 자책하게 된다. 또한 정신과 방문을 미루고 혼자 힘으로 고통을 이겨내려다 문제가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사람에서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 국가별 비교 (출처=보건복지부)
정신과 이용에 대한 인식변화 필요

한국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도 특히 낮은 편이다. 2016년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사람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캐나다 46.5%, 미국 43.1%, 호주 34.9%인 데 비해 한국은 22.2%에 지나지 않았다.

오동훈 전문의 역시 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때 정신질환에 대한 해외와 국내의 인식 차이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정신과 진료에 대한 해외와 한국의 인식 차이를 느낄 때는 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때예요. 외국인 환자들의 경우 정신과 방문에 대해 훨씬 오픈마인드인 것 같아요. 정신과 치료를 권유했을 때 적어도 주변의 눈치를 보느라, 혹은 사회 분위기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지는 않거든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해가 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주저 없이 치료를 결정하시는 것 같아요.”
진료기록, 취업에 방해가 될까요?


청년들의 경우, 정신과 진료기록이 취업에 방해가 될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국정원 소속 특수공무원, 파일럿 등 극히 일부의 직업을 제외하고 정신과 진료 기록을 확인하는 사례는 드물다.

기업에서는(국가기관조차) 본인의 동의 없이 진료기록을 열람할 수 없을뿐더러, 합당한 이유 없이 진료기록을 요구할 수도 없다. 그 자체가 차별이 되기 때문이다.

정신과 진료비용이 높을까봐 걱정하는 경우도 많다. 진료비용은 보통 상담시간에 따라 정해지는데, 보험공단에서 수가를 책정해 진료비를 지원한다. 개인은 진료비의 10%~30% 정도를 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나를 위한 용기

“참 많이 고민이 되실 것 같아요. 병원을 찾는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도 앞서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부담감도 느끼실 것 같고요. 그런데 그 벽을 뚫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지금도 저희와 치료를 함께하고 계시거든요.”

오동훈 전문의는 정신과 방문을 망설이는 이들이 부담 없이 정신과를 들러 자신의 마음을 돌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정신과는 단순히 약을 처방하거나 의사의 명령을 받는 곳이 아니라, 환자와 의사가 ‘함께’ 문제해결 방법을 찾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특히나 ‘병원에 가면 약 먹자고 하겠지?’하는 걱정들도 많이 앞서실 것 같은데, 사실 병원은 약 처방하는 곳이 아니라 환자분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상의하는 곳이거든요.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아주시고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저희가 작은 힘이나마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신과에 대한 궁금증, 영상으로 자세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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