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질환 조기 진단 성큼···신호대잡음비 1000배 개선

KAIST 연구진, 디지털 코드 라만 분광기술 개발
검출한계 단위 10억배 높여···분자 진단 활용
  • 등록 2021-01-15 오전 10:00:00

    수정 2021-01-15 오전 10: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생체 분자를 광학적으로 검출하는데 장벽으로 존재했던 신호대잡음비를 1000배 이상, 검출한계를 기존 대비 10억배 이상 단위까지 높였다. 개발한 기술은 분자진단, 약물 치료 감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정기훈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아토몰 디지털 코드 라만 분광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대역확산 라만 분광 기술 개념도.(자료=한국과학기술원)
라만 분광법은 특정 분자에 레이저를 쏘았을 때 그 분자 전자의 에너지준위 차이만큼 에너지를 흡수하는 현상을 통해 분자의 종류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통신 분야에서 잘 알려진 대역 확산기술인 CDMA를 생분자화합물의 라만 분광 검출법에 적용했다. 디지털 코드화된 레이저광원을 이용해 잡음신호를 제거하고, 생화합물의 고순도 라만 분광 신호를 복원시켜 극저농도의 생분자화합물을 형광 표지 없이 정확하게 분석했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우울증 등 뇌세포 관련 신경 질환은 뇌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이 적절히 분비되지 않거나 불균형으로 분비돼 발생한다. 신경전달물질은 뉴런의 축색 돌기 말단에서 분비돼 시냅스 갭을 통과한 후 다른 뉴런에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이다. 결합하는 수용체의 화학적 성질에 따라 기능이 다르고, 발생하는 질병도 다양하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아세틸콜린이 부족하거나 글루탐산염이 높은 특징이 있다. 도파민이 부족하면 몸이 굳어지며 떨리는 파킨슨병에 걸리기 쉽고 조현병이나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으로 이어진다.

신경전달물질 관련 신경 질환은 특정 수용체 작용제나 수용체 길항체로 치료하는데 효과적이지 않다. 신경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려면 신경전달물질을 적절히 분비하기 위해 계속 신경전달물질 농도 변화를 감시해야 한다.

극저농도의 신경전달물질을 간편하고, 정확히 측정하면 신경계 질환의 조기 진단율을 높이고, 신경 질환 환자의 치료 추적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신경전달물질 기반의 기존 신경 질환 진단기술은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표면증강라만분광(SERS),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 형광 표지 기반 센서로 측정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기존 신경 질환 진단기술은 검출한계가 나노몰 단위에 그쳤고, 측정시간도 오래 걸린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생체 분자 검출에 활용해 레이저 출력 변동, 수신기 자체 잡음 등의 시스템 잡음과 표적 분자 이외의 분자 신호를 제거하고 표적 생체 분자 신호만 선택해 복원했다. 그 결과 생체 분자 신호의 신호대잡음비를 높여 더 정밀하게 검출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대역확산 분광 기술과 표면증강 라만 분광법을 접목해 별도의 표지 없이도 5종의 신경전달물질을 아토 몰 농도에서 검출해 기존 검출한계를 10억배 높이고, 신호대잡음비가 1000배 이상 증가하는 사실도 확인했다.

정기훈 교수는 “앞으로 휴대용으로 소형화하면 낮은 비용으로 무표지 초고감도 생체 분자 분석과 신속한 현장 진단이 가능하다”며 “신경전달물질뿐 아니라 생화합물 검출, 바이러스 검출, 신약평가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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