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세상은 한폭 오리의 뱃놀이…정학진 '꽥꽥이의 옥순봉 기행'

2022년 작
김홍도 병진년 화첩 중 '옥순봉도' 배경
옛산수화 속 뱃놀이중인 애착인형 앉혀
조선 궁중화가 즐겨썼다는 진채법 고수
  • 등록 2022-06-27 오전 11:30:00

    수정 2022-06-27 오전 11:30:00

정학진 ‘꽥꽥이의 옥순봉 기행’(사진=갤러리그림손)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하늘에 닿을 듯 치솟은 기암절벽을 따라 한참 시선을 내리면 그제야 물이 보인다. 산신령이 서 있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깊은 산세에 총총히 박힌 소나무까지 고풍스러운 풍경. 전형적인 옛 산수화 그대로다. 나뭇배 위에 서서 긴 노를 젓는 뱃사공만 봐도 ‘공식’을 비켜가지 않는다.

그런데 반전은 바로 배 위에서 벌어졌다. 무심코 들여다본 그 속에 거대한 강아지를 앞세운, 알록달록하게 차려입은 오리 한 마리가 보이니 말이다. 저 오리가 ‘꽥꽥이’인 건 작품명에서 확인했다. ‘꽥꽥이의 옥순봉 기행’(2022)이란다.

작가 정학진은 전통에 현대를 얹는 작업을 한다. 그저 요즘 사물 한 조각 올리고 마는 것도 아니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이질적이지 않은 조화가 핵심인 거다. 북실한 털실로 ‘제작’한 꽥꽥이는 작가가 즐겨 옮겨놓는 대상. “김홍도의 병진년 화첩을 보다 ‘옥순봉도’에 매료됐고, 나는 못 가는 그곳에 애착인형 꽥꽥이라도 다녀오라고 보냈다”고 했다.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갤러리그림손서 여는 곽윤미·김수민·김숙경·김유미·김정우·노경아·양혜진·이초아·이효정·장유리·장재연·최지현·최지희 등 14인 작가 기획전 ‘전통의 재해석’에서 볼 수 있다. 비단에 석채를 올리는, 조선시대 궁중화가가 즐겨썼다는 진채법을 고수한 작업으로 꾸렸다. 비단에 진채. 65×50㎝. 갤러리그림손 제공.

최지현 ‘스타워즈 에피소드 K: 마지막 세레모니’(Star Wars Episode K: The Last Ceremony·2022), 비단에 진채, 60×80㎝(사진=갤러리그림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