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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고개 숙인 이주열의 첫 지시 "女자문위원 늘려라"

자문위 여성 비율 10% 안팎 불과 지적에
이주열 "미처 생각 못한부분…향후 고려"
신입 채용선 여성 비율 절반 수준까지 올라와
  • 등록 2020-10-23 오전 10:44:40

    수정 2020-10-25 오전 10:29:00

(그래픽=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성별 다양성까지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 앞으로 고려하겠다.”

지난 16일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고개를 숙였다. 정부 위원회 소속 위원 중 여성의 비율이 40%를 넘어서는 것과 비교해 한국은행 자문위원회 구성에서 여성의 비율이 10% 수준에 불과한 것에 대한 지적에 곧장 미흡함을 인정한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주 국감을 마친 뒤 이주 첫 간부급 회의에서 각 국별 각종 정책 자문위원회에서 여성 자문위원의 위촉을 확대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에 현재 구성돼 있는 외화자산운용 자문위원회 등 7개 자문위원회의 위촉직 34명 가운데 여성 자문위원은 4명에 불과하다. 외화자산운용 자문위원회의 영주닐슨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교수, 화폐도안 자문위원회의 전영백 홍익대 교수, 결제완결성 보장 대상 지급결제제도 지정 자문위원회의 김효선 법무부 상사법무과 사무관, 김수빈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 사무관 등이다.

특히 국민계정 통계의 편제 방법 개선 등을 논의하는 국민계정자문위원회에는 전체 10명의 자문위원 가운데 여성 자문위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계정은 한 나라의 경제활동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대표적인 거시경제통계로, 경제주체들의 의사 결정과 국가 경제정책 수립에 활용된다.

국감에서 이같은 문제를 지적한 장 의원은 “국민들의 각종 경제활동과 상호작용을 기록하는 역할을 하는 국민계정이 사회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변화를 반영해야 하는데 자문위에 여성 위원이 한명도 없다는 것은 굉장한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에 “자문위원 위촉 때 성별 안배를 생각하지 못한게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내부 회의에서 당장 임기 만료를 앞둔 자문위원들의 후임에 여성 자문위원 위촉을 고려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문위원 위촉은 해당 자문위를 관할하는 국장의 재량으로 이뤄진다.

국장급의 한 관계자는 “관련 업무를 해봤던 한은 전직자 등을 우선 고려하다보니 여성 자문위원을 위촉해야 하는 문제를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임기가 남아있는 위원들을 중간에 어쩔 수는 없고 후임 위촉부터는 여성 자문위원 위촉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를 위촉하는 것이다보니 당장 성별 비율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데 까지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부에서도 건강한 지적이란 의견이 모아졌고 총재가 직접 챙기는 사안인 만큼 여성 자문위원 위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료=장혜영 의원실)
한은은 직원 채용에도 별도로 성별 쿼터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그럼에도 최근 신입 직원 채용에서는 여성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 3급 이상 직원 654명 가운데 여성이 31명에 불과해, 비율이 4.5%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지난 2017년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면서부터는 학교뿐 아니라 성별 자체도 구분을 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주로 경제학이나 경영학 출신을 주로 채용하게 되는데 해당 전공에 여학생들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여성 직원 채용 비율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 신입 직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지난 2015년 41%→2016년 54%→2017년 45%→2018년 36%→2019년 50% 수준이다.

이 총재 역시 과거에는 한은 조직 내에서 남녀간 성별 균형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현재에는 그같은 제약은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로서는 성별로 인한 벽은 제거했다고 생각한다”며 “성별로 인한 어떤 차별도 없는 제도를 만들었고 조직 발전을 꾸준히 개선해 가면서 다양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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