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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4천억원...年매출보다 소송액이 더 큰 `치킨 전쟁`

BBQ 민사소송 다투는 금액이 한해 매출 초과할 지경
상대방 bhc도 사상 최대 영업익 한번에 날아갈 처지
소송 비용·위험과 실익 사이 치킨게임 벌어지는 새
법률비용으로 이익 보는 변호사, 손해보는 가맹점주
  • 등록 2021-04-27 오전 11:00:10

    수정 2021-04-28 오전 7:19:03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소송액 총 4128억원.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현재 민사 소송으로 다투는 금액 규모다. 소송 대부분은 한때 한 식구였던 치킨회사 bhc와 연관해 있다. 소송 규모는 두 회사 한 해 매출과 견줄 정도 규모이다. 법적 분쟁으로 웃는 쪽은 주주도, 가맹점주도, 소비자도 아닌 변호사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매출보다 큰 소송규모

27일 치킨 브랜드 BBQ를 보유한 제네시스비비큐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가 지난해 말 현재 진행하는 민사소송은 17건이다. 개중에 13건은 BBQ가 소송을 낸 것(원고)이고, 나머지 4건은 소송을 당한 것(피고)이다.

원고로 제기한 소송 규모는 1192억원이고, 피고로 제기당한 소송액은 2936억원이다. 양쪽 소송액을 합하면 4128억원이다. BBQ 지난해 매출 3255억원보다 874억원 많다. 피소된 소송에서 모두 지면 영업익(549억원)으로도 감당이 안 된다.

소송 상대방은 bhc가 대부분이다. BBQ가 bhc에 소송 6건을 제기해 1127억원을 요구하고, bhc는 BBQ에 소송 3건을 내어 2936억원을 청구한다. bhc가 2017년 BBQ를 상대로 첫 소송을 내자, BBQ가 지난해까지 줄 소송을 내고 주도했다.

중간 결과는 bhc 판정승이다. 1심 결과만 보면 BBQ는 3건에서 패소(1건은 패소 확정)했다. bhc는 537억원을 달라는 소송에서 290억원을 인정받아 일부 승소했다.

영업익 사라질 우려가 현실로

이에 따라 BBQ는 지난해 벌어들인 현금 가운데 341억원을 부채로 잡아서 회계 처리를 했다. 290억원에 이자 50억원를 계산한 금액이다. 이 금액이 빠져나가지 않았으면 BBQ 지난해 순익(70억원)은 411억원까지 커졌을 것이다. 소송에서 모두 지면 한쪽 영업 장부가 ‘0원’이 되고 손실까지 입는다는 우려는, 일부가 현실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우려는 bhc도 자유롭지 않다. bhc가 작년 매출로 사상 최대인 영업익 1229억원을 기록했으나 BBQ와 소송(1127억원)에서 모두 지면 한해 장사가 꽝이 된다.

‘모 아니면 도’ 격으로 치닫는 두 회사 다툼의 발단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BBQ는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서 자회사 bhc를 매각했다. 그러면서 ‘10년 동안 bhc에서 식재료, 물류 용역, 소스, 파우더 등을 공급받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BBQ는 2017년 이 약속을 일방으로 파기했다. bhc에 회사 영업기밀이 새어나간다는 게 이유였다. bhc가 2017년 BBQ를 상대로 “약속을 지키라”며 소송을 낸 게 시작이다.

다툼의 근원을 윤홍근 제너시스비비큐 회장과 박현종 bhc 회장과 관계에서 해석하는 게 지배적인 업계 시각이다. 박 회장은 윤 회장이 BBQ로 스카우트한 인물이고, BBQ 시절 bhc 매각을 주도했다. bhc가 매각되면서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bhc를 인수한 사모펀드는 “가맹점 수를 부풀렸다”며 BBQ를 상대로 소송을 내어 96억원을 배상받았다.

닭싸움(사진=제주특별자치도 자료)
체면치레와 실익 사이

영입으로 맺어진 둘의 관계는 매각, 이직, 소송을 거치면서 틀어졌다. 관계의 파탄은 2017년 계약 파기를 계기로 표면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BBQ 전산망에 접속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윤 회장은 횡령(불기소)과 배임(고발) 의혹에 휩싸인 것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서로의 잘못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법적 분쟁은 회사의 이익을 지키는 수단이다. 주식회사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것을 알고도 뭉개면 주주에 대한 도리를 저버리는 것이다. 외려 경영자는 배임 혐의로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소송에는 비용이 발생한다. 비용과 회사가 얻을 실익을 견줘서 대응의 타당성을 따져야 한다. 두 회사의 관계를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둘이 주고받는 법적 분쟁은 소송으로써 얻을 실익에 대한 고려가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두 회사 분쟁의 승자는 제 3자라는 비판도 인다. BBQ는 법무법인 화우에, bhc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각각 사건을 맡겼는데 모두 국내 유수의 로펌이다. 변호사 선임 비용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비싼 비용을 마다하지 않을 여지도 열려 있다. 변호사 선임 비용은 진 쪽에서 부담하는 민사소송의 원칙이 상대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윤홍근(왼쪽) BBQ 회장과 박현종 bhc 회장(사진=각사)
◇ 가맹점주 이익 키우는 게 생산적


일각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지적을 한다. 민사소송의 수임료는 선임 비용이 아니라 성공 보수금에 있기 때문이다. 이긴 금액의 일정 비율을 보수로 주는 것이다. 비율은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다.

이 비용에 형사소송 비용은 빠진 것이다. 현재 두 회사는 윤 회장과 박 회장을 향해 형사 고소와 고발도 진행하고 있다. 방어하려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 비용이다. 양측에서 연간 로펌에 지불하는 법률 자문 비용은 수백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런 비용은 프랜차이즈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 브랜드 가치를 키워서, 가맹점주 이익을 극대화하고, 규모 경제를 조성해, 소비자 혜택을 늘리는 게 프랜차이즈 본사가 일반적으로 집중하는 전략이다.

기업 간 소송에 밝은 한 변호사는 “이 정도 법적 분쟁이면 소송에만 들어가는 법률 비용이 어림잡아도 수십억원은 될 것”이라며 “이렇게 지출하는 비용이 회사 재무를 악화하면 주주는 물론이고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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