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초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신년 인사회 자리에서 만난 IT서비스 회사 고위 임원은 하소연 하듯 속내를 털어놨다. SW진흥법은 보기 드물게 이해 관계가 다른 업계 내에서도 한 마음으로 추진하는 법안이다. 실제로 이날 만난 대·중소기업 관계자들은 모두 올해 SW진흥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며 당부했다.
올해 총선이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진해 연말 정기국회를 ‘데드 라인’으로 보고 노력해왔다. 기업들은 물론 뜻 있는 여야 국회 위원들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법안 통과를 추진했으나 결국 국회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SW(소프트웨어)진흥법’, ‘전자서명법’, ‘정보통신융합촉진법(양자정보통신진흥법)’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동력을 얻었다.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SW진흥법 등을 처리하면서 “데이터3법을 제외하고 정기 국회 이후 처리한 법이 하나도 없다”며 “총선 이후에는 국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법안을 처리하기 어렵다”고 법안처리를 강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국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낙관적이지 않다. 통합당 의원이 위원장인 법사위부터 막힐 위기다. 민주당은 이후 정치 일정과 현재 코로나19 등으로 힘든 경제 상황을 이유로 비쟁점 법안부터 통과시켜 기업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법안 처리 과정에서 ‘매크로금지법’ 같은 합의된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과방위 여야 간사 합의를 깨는 등 절차상 문제가 크다며 ‘날치기 처리’라고 반발하고 있다.
SW진흥법은 단순히 업계의 염원을 넘어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마련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법안이다. 그래서 ‘적기’를 놓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