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취지 잃은 공시대상기업집단 규제, 폐지해야"

한경협, 공시대상기업집단 경제력 집중 분석
  • 등록 2024-06-18 오전 11:00:00

    수정 2024-06-18 오전 11:25:19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해 도입된 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몰린 경제력이 턱없이 낮고 대상 기업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해당해 규제 도입 취지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외감기업 대비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자산·매출·당기순이익 등 비중. (사진=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은 18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제외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 정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외감기업 3만9601곳의 전체 자산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했다. 매출 집중도는 4.2%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비중은 6.3% 수준이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더한 대기업집단 전체 중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비중 역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 비중은 9.4%였고 자본은 9.0%, 부채는 9.8%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9.0%, 당기순이익은 10.7%로 나타났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한 기업들의 규모도 상법·중소기업기본법상 대부분 중소기업과 소기업이었다. 자산·매출 등 규모 기준으로는 77.9%가 중소기업이었고 49.1%는 소기업에 속했다. 대기업으로 규정되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4.3%에 불과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만큼, 제도를 폐지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한경협은 이미 일감 몰아주기를 방지할 법적 수단이 다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협은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 일정 비율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특수관계법인과 거래해 이익을 얻으면 그 이익을 대상으로 수혜법인 지배주주와 친족에게 증여세를 과세한다고 설명했다. 부당한 이익을 거둘 여지가 사라진다는 취지다.

또 상법상 회사 기회유용금지 규정으로 인해 회사의 이익, 기회를 개인적으로 가로채 기업에 피해를 초래하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회유용금지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할 수 있는 거래를 못하도록 막으면서 그 거래의 기회를 개인적으로 혹은 제3자가 이용하도록 할 경우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한경협은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해진 상황에서 일감 몰아주기로 리스크가 커지면 주주대표소송 등으로 주주들이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외 경제 개방도가 높아지고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규모, 경제력 집중도가 크게 낮은 상황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제도를 유지해야할 근거가 없다”며 “장기적으로 세계 유일의 갈라파고스 규제인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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