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부' 딸 잃은 아버지 "아이들에게도, 유가족에게도 국가 없었다"

참사 희생자 고 이주영씨 부친 라디오 인터뷰
"가만히 있다가는 죽은 아이들 한 풀어줄 수 없겠다 생각"
"딸 결혼 앞뒀던 대한민국 평범한 청년"
"아이들에게도, 유가족들에게도 국가 없어"
정부 사과, 국정조사 요구
  • 등록 2022-12-01 오전 11:13:52

    수정 2022-12-01 오전 11:13:52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이주영씨 부친이 “가만히 있다가는 죽은 아이들 한을 풀수가 없을 것 같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유족협의회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22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뉴시스
이씨는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참사 이후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의 사과는 없었고 유가족의 아픔을 공감하려는 시도도 없었다”며 “이렇게 가만히 있다가는 억울하게 죽은 우리 아이들의 한을 풀어줄 수가 없다는 생각에 이제는 말을 할 수도 없는 아이들의 그 입이 되어서라도 그 억울함을 말을 해야되겠다고 생각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캐릭터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인데 그렇게 디자인을 해서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사업을 하였고 또 열심히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청년이었다. 내년에 결혼을 앞둔 예쁜 예비신부였다”며 생전 딸의 모습도 회고했다.

이씨는 사고가 난 후 유가족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장례식 때 와서 1대1 매칭을 한다고 필요한 부분 있으면 이야기해달라고 이야기는 했는데 그때는 사실 딱히 저희가 요청할만한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고 그 이후에는 전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워낙 희생자가 많았지 않나. 그러면 그 많은 희생자들 유가족들도 저희하고 똑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한 분이라도 만나 뵙고 같이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전혀 연락할 방법도 없고 확인할 방법도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답답했다”고 떠올렸다.

이씨는 “정부에서 저희들을 위해서 이렇게 공간을 마련해 주고 유가족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다는 그런 게 애초에 있었으면 저희가 사실 이렇게 외롭고 슬프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게 없었으니까 저희들만이라도 이렇게 같이 한 공간에서 서로 위로하고 저희가 저희들 스스로밖에 기댈 수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모임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어갔다.

이씨는 또 사고 직후 시신 확인, 실종자 신고, 시신 인도 등을 하는 과정에서 탈진할 정도로 기다렸단 사연을 전하며 “유가족들을 만나고 나니 모두가 그랬던 거다. 너무 황당하고 너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대1일 매칭이) 빛 좋은 개살구였다. 현실적으로 유가족들한테 와 닿았던 부분들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도대체 무엇을 지원해 주려고 했던 건지조차도 알 수가 없다”고도 지적했다.

이씨는 “유가족들을 전부 한 자리에 모아놓고 유가족들한테 진정한 사과를 하는 것을 저희는 기대하고 바라고 있다”며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다른 거를 결부시키지 말고 국정조사에만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이씨는 “10월 29일 날 밤에 살려달라고 절규하며 외치는 아이들에게 국가는 없었다. 가족을 잃은 슬픔과 고통에 몸부림치는 유가족에게도 국가는 없었다”며 “저희에게 자랑스러운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돌려주시기 바란다. 부탁드린다”는 말로 인터뷰를 정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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