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김한규·박성민 앞에 놓인 ‘이준석의 길’과 ‘손수조의 길’

文대통령, 김한규·박성민 등 기존 인사 문법을 깬 파격 발탁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이준석-손수조 기용과 유사
국민의힘 대표까지 올라선 이준석과 정계에서 자취 감춘 손수조
-존 기득권 정치인의 ‘보여주기식 청년 기용’ 아님을 스스로 입증
  • 등록 2021-06-24 오전 11:01:00

    수정 2021-06-25 오전 8:17:2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대 인사를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임명하는 파격 발탁을 했다.

‘이준석의 길’과 ‘손수조의 길’[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대체로 국회 경험을 보유한 인사들이 맡는 정무비서관은 ‘0선’의 정치 신인을 기용했다. 기존 인사 문법을 깬 이례적 시도다. 참여정부 시절에 검증된 인사에 신뢰를 국한해 한 때 ‘회전문 인사’란 비판까지 받았던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떠올리면 획기적인 변화가 느껴진다.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 발탁한 김한규 정무비서관과 박성민 청년비서관에게서 ‘박근혜 키즈’로 이름을 날렸던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손수조 전 새누리당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의 모습이 겹친다. 지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주도로 영입된 이들은 당시 불과 26세에 불과했다. 이 대표는 당 혁신위원장을, 손 전 위원장은 당 미래세대위원장을 맡아 새바람을 일으켰다.

10년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이 대표는 한국 정치사를 새로 썼다. 제1야당 대표가 국회의원 경험이 전무한 경우는 처음이다. 손 전 위원장은 두 차례 선거에서 패배한 뒤 사실상 정계를 떠났다. 이후 이 대표의 당선으로 잠시 조명을 받긴 했으나 제한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비추고 있다.

김한규 정무비서관(왼쪽)과 박성민 청년비서관(사진=청와대)
김 비서관과 박 비서관에게는 온고지신해야할 과거다. 무엇이 이들의 정치적 진로를 갈라놨을지 살펴봐야할 것이다. 임명 직후부터 파격 발탁에 대한 논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까지 나서 이번 인사를 향하는 화살을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면 돌파를 하지 않는다면 자칫 또다시 ‘학도병’으로도 전락할 수 있다.

처음에 보다 주목을 받았던 것은 손 전 위원장 쪽이었다. ‘선거의 여왕’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이 지대했어서다. 박 전 대통령은 손 전 위원장을 지원하기 위해 부산 사상을 3차례나 직접 방문했다. 무려 카퍼레이드 유세까지 함께 했을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을 보냈다. 당시 유력한 야권의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에 타격을 입히기 위한 ‘자객공천’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손 전 위원장의 사상 공천은 비단 민주통합당 뿐 아니라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잡음이 나왔다. 정치 경력이 없는 20대 여성이 전직 대사, 고위관료, 당협위원장 등을 제치고 전략 공천을 받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손 전 위원장의 상대는 교육과학기술부 차관까지 지냈던 설동근 전 차관이었다.

20대 총선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박 전 대통령의 비호 속에 손 전 위원장은 다시 부산 사상 후보로 무경선 전략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19대 총선에서 43%의 득표를 얻었던 경쟁력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문재인 키즈’ 배재정, 이명박계 장제원에게 밀린 손 전 위원장은 그렇게 정계에서 모습을 감췄다. 자생력이 없던 ‘○○○ 키즈’의 결말이었다.

선거에서의 패배 경험을 보자면 이 대표쪽이 훨씬 험난했다. 이 대표는 20대 총선과 2018년 재보궐 선거, 21대 총선에서 내리 3판을 연달아 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밀렸고, 민주당의 수도권 돌풍 속에 김성환 의원에게도 두 차례 모두 낙선했다.

이 대표 역시 ‘○○○ 키즈’로 시작했지만 끊임없이 정치적 입지 넓히기에 나섰다. 지상파 및 종편 방송을 가리지 않고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높였고 토론 프로그램에서도 확고한 정치적 색채를 드러내면서 자신의 정치관을 대중에게 알렸다. 민주당을 향하는 2030 남성 세대의 비토 목소리가 커지면서 발빠르게 이슈를 선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 당선 이후에도 자신을 찾는 전화를 빠짐없는 받는다고 한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겠다는 게 그 배경이다. 지금까지 여야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끼워넣기 비례대표 인선으로 청년 정치를 소모하고 토사구팽했는지를 고려하면 이 대표의 소통 정치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아주 큰 일을 하셨다. 훌륭하다. 우리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고 이 대표에게 기꺼운 격려를 남긴 문 대통령은 김 비서관과 박 비서관을 중용하며 청와대에도 기존 문법을 깨는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국민들은 정작 김 비서관과 박 비서관의 각오 한 마디를 듣기 어렵다.

특히 박 비서관을 겨냥해, 대학 재학 중인 1996년생 청년이 유례 없이 1급 상당의 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청년층의 박탈감만 커지고 있다는 논란이 나오지만 도리어 정무수석이 나서 이를 비호해주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자신을 향한 ‘청년’들의 비판 목소리를, 애써 피하고 있는 ‘청년’비서관이, ‘청년’을 대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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