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 한성숙, CEO 관두고 유럽 커머스 챙긴다

한 대표, 새로운 혁신, 글로벌 공략 집중할 듯
다음 달 스페인 출장 검토…스마트스토어 발표 예정
유럽 경영 거점은 지사 있는 프랑스 가능성 커
‘스페인판 당근마켓’ 왈라팝 등 협업 맡아 커머스 안착 노려
  • 등록 2021-10-27 오전 11:52:50

    수정 2021-10-27 오후 8:55:51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네이버(035420) 한성숙 대표의 눈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네이버 안팎에선 한 대표가 네이버 이사회의 경영체계 쇄신 방안 마련을 계기로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행보는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시장 커머스 경영이 유력하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강조하는 글로벌 경쟁을 통한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한국 시장에서 검증된 한성숙 대표의 경영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처음 네이버 대표로 선임된 한 대표는 네이버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강소 인터넷 기업으로 키우는데 공이 컸다.

업계 핵심 관계자는 “한성숙 대표가 CEO 자리를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인데다 이해진 GIO가 새로운 혁신 성장을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조하면서 한 대표가 유럽 커머스 시장을 챙기는 쪽으로 이야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달 스페인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서 참석 요청받아

27일 네이버 안팎에 따르면 한 대표는 내달 스페인 정부가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걸 검토 중이다. 네이버 유럽지사를 통해 연결됐다. 대표가 참석할지, 책임 리더급이 갈지 논의 중이다. 컨퍼런스에선 중소상공인과의 상생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꽃’과 커머스 플랫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대한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 대표는 스페인 출장 참석 여부를 떠나 네이버 라인 메신저의 거점이자 소프트뱅크와 경영 통합이 이뤄진 일본보다는 커머스 시장이 막 열리기 시작한 유럽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유럽지사는 프랑스에 있다. 네이버는 2017년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미국 제록스의 인공지능(AI) 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한 걸 계기로 프랑스에 지사를 만들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한 대표가 내년 유럽에 가서 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선다면 프랑스 지사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오랜 기간 네이버의 거의 모든 서비스를 총괄했던 본부장과 대표이사로 지내면서 쌓은 탁월한 경영 능력을 올해 2월에 투자한 스페인 1위의 중고거래(리셀) 플랫폼 ‘왈라팝’과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왈라팝은 네이버가 1억1500만 유로(약 1550억원)를 투자한 ‘스페인판 당근마켓’이다. 한정판 상품을 되파는 스니커즈 중심의 리셀테크가 활발한 가운데 자동차, 부동산까지 폭넓은 품목을 거래할 수 있는 것이 왈라팝의 특징이다.

당시 투자는 네이버가 지난 2016년 코렐리아 캐피탈 K-펀드1에 참여하며 글로벌 투자 행보를 선언한 이후 최대 규모였다. 이 펀드는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과 유럽 금융전문가 앙투안 드레쉬(Antoine Dresch)가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Korelya Capital)의 유럽 투자 펀드다.

기술과 플랫폼 역량으로 유럽 커머스 공략

네이버는 글로벌 진출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韓·日·유럽·베트남을 잇는 인공지능(AI)벨트를 구축 중이며, 일본과 아시아권에서는 라인 메신저가 인기다. 일본 시장에는 스마트스토어 모델도 이식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남은 과제는 네이버의 기술과 플랫폼 역량으로 유럽 커머스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는 일이다. 왈라팝 등 현지 서비스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시장 진입을 노린다. 이 과정에서 한 대표가 국내에서 주력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운영 노하우와 기술 기반 마케팅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왈라팝 투자 당시 “앞선 왓패드 인수, 빅히트 및 YG와의 협업처럼 네이버가 미래 트렌드를 이끌 세대들을 선점한 것”이라며 “장기적인 글로벌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마일스톤이 될 수 있도록 왈라팝과 장기적인 글로벌 가능성도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네이버, 연말까지 경영쇄신 방안 나온다

변대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지난 6월 임직원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내 연말까지 새로운 조직체계와 리더십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뒤, 네이버에는 현재 실무 전담팀(TF)이 구성돼 새로운 조직체계와 리더십 구축방안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성숙 CEO(대표이사), 박상진 CFO(최고재무책임자), 채선주 CCO(최고소통책임자), 최인혁 COO(최고운영책임자)등 4명의 CXO 체제로 운영됐던 네이버의 조직 구조를 확 바꾸기로 한 것이다.

변 의장은 “네이버 이사회는 현재의 CXO 체제가 최선을 다했고 획기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하지만, 급성장의 결과 조직 규모가 커지고 업무의 복잡성이 증대되는 속도가 지금의 CXO들에게 요구되는 책임을 압도하고 있다”면서 “현장에서의 혁신과 소통이 더 빠르고 활발해지는 조직으로 네이버를 본격적으로 바꿔 나가자고 CEO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제안했고 경영진들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성숙 CEO가 유럽에서 커머스 경영을 책임지는 쪽으로 자리를 옮기면 나머지 3명의 최고위 임원들의 네이버 내부 역할도 바뀔 전망이다. 네이버를 아예 그만두지는 않고 가중됐던 기존 업무의 범위를 줄이거나 지속 성장을 위한 혁신을 만들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네이버 측은 한성숙 대표의 거취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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