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여경’ 논란…표창원 “취객 제압, 남자 경찰도 쉽지 않다”

남성 경찰관이 취객 A씨를 무릎으로 제압했고, 수갑을 건네주려던 여성 경찰관을 다른 주취자 B씨가 밀치고 있다. (사진=구로경찰서 제공)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경찰이 이른바 ‘대림동 여경’ 전체 영상을 공개하고 해명자료를 냈음에도 여성 경찰관(여경)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림동 여경 폭행’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한 술집 인근에서 중국인 동포 40~50대 남성 2명을 제압하는 경찰관의 모습이 담겼다. 논란은 제압 과정에서 불거졌다. 남경이 취객 A씨에게 뺨을 맞자 이 남성의 팔을 꺾어 제압에 들어갔다. 이후 수갑을 건네주려 남경에게 다가온 여경을 다른 취객 B씨가 밀쳤고, 여경은 힘없이 뒤로 밀려났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여경의 대응이 미숙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구로경찰서는 17일 ‘대림동 경찰관 폭행 사건 동영상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인터넷에 게재된 동영상은 편집된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공개한 2분가량의 전체 영상을 보면 여경이 피의자 한 명을 무릎으로 누르고 체포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이 영상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체포 과정에서 피의자가 반항하자 여경이 주위 사람들에게 “남자 분 나와주세요. 빨리빨리”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후 한 남성 시민이 “(수갑) 채워요?”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일각에선 “여경이 취객 한 명도 제압하지 못해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구로서는 “혼자서 수갑을 채우기 버거워서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그 순간 건너편에 있던 남성 교통경찰관 두 명이 왔고, 여경과 교통경찰이 합세해 함께 수갑을 채웠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경찰대 교수 출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통해 “남경도 취객 한 명을 혼자서 제압하기 대단히 어렵다. 취객은 합리적이지 않은 상태로 저항하고, 잘못하면 취객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표 의원은 “몇 년 전엔 취객을 제압하다 경찰이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저도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 밀릴 게 없었지만 취객 한 명을 제대로 제압해 본 적 없다”면서 “과정상 여러 가지 일들이 발생하는데, (이번 사건만으로) 여경 전체로 (문제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여경이 주변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데에 대해선 “현장 대처 매뉴얼에 따르면 위급할 때 도움을 청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경찰이 그 일을 하라고 전문적으로 선발됐지만 때로는 상황이 여의치 않을 수가 있다. 일상적인 경찰 업무를 부탁하면 안 되겠지만, 위급하거나 안전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 시민에게 구호나 연락 요청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남자 시민이 도와주면 훨씬 더 안전하게 상황이 제압될 것이라는 판단에 ‘남자 분’이라고 외쳤던 것 같다. 추가 난동이나 위해를 방지하려면 수갑을 채워 거동을 제한해야 하는데, 당시 무릎으로 취객의 상체를 제압하고 손으로 팔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수갑 착용 자체는 어려운 동작이었던 것 같다. 그 상황에서 시민이 조금만 제지해 준다면 용이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