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경고한 성 김…종전선언 제자리

24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후 입장 발표
美, 北미사일 시험발사에 `도발` 규정
전문가들 종전선언 두고 한미 이견 무게
노규덕 "北대화 재개시 북측 관심사 논의할 수 있어"
  • 등록 2021-10-24 오후 5:42:30

    수정 2021-10-26 오후 3:07:51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24일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비판하면서도 한반도 종전선언 문제를 포함한 대북 관여 방안을 한국 측과 계속 모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우리 정부가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어, 한미 간 이견으로 이렇다 할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는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 발사를 ‘도발’로 규정한 데 이어 북한에 당근 없이 ‘조건없는 대화’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읽힌다.

전날 방한한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과 비공개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에 앞서 지난 19일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이 성 김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2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제공).
김 대표는 “북한의 최근 6주간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우려스럽고 역효과를 낳는 활동”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여러 결의안을 위반한 것으로,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명시했다. 이는 북한이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말라고 반발한 데 대한 경고 격이자, 나아가 북측에 핵 활동 중단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심을 모았던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한반도에서 (한미 양국이) 공동의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포함해 다양한 다른 생각과 목적달성을 위한 계획들을 노 본부장과 계속 모색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전히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고, 미국은 북한에 대해 어떤 적대적 의도를 품지 않고 있다. 북한의 취약 계층을 돕기 위해 인도적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 의사도 견지했다.

노 본부장도 이날 협의 후 “앞으로 대북 대화 재개 시”라는 표현을 먼저 달았다. 이어 그는 “북측 관심사를 포함한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양국 공동의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미국 정부도 각급에서 지속적으로 대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만큼 북측이 조속히 호응해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 대표의 방한은 지난 18~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한 한미·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이후 일주일여만이자 취임 후 세 번째다. 그동안 정부는 종전선언을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입구’로 내세우며 미국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에 먼저 ‘당근’을 주지 않는다는 ‘조건없는 대화’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종전선언에 대한 한미 간 입장 차가 커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대화 선결 조건으로 한미를 향해 이중잣대와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의 호응도 미지수다. 다만 ‘모색’(explore)과 ‘협력’이라는 단어가 추가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미국이 종전선언 방안을 다시 들여다보고,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이날 협의한 후속조치 이행상황을 보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 협의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겸하는 김 대표는 이날 협의 후 인도네시아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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