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불안기류)③중국효과 사라지나

  • 등록 2004-03-16 오후 1:21:42

    수정 2004-03-16 오후 1:21:42

[edaily 황현이기자] 세계의 주요 성장 엔진이 식고 있다. 지난해 이라크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외생 악재에도 불구하고 9.1%에 달하는 성장으로 세계 경기를 견인했던 중국 경제의 추진력이 약해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를 자아내는 근원지는 다름아닌 중국 정부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 일부 산업의 폭발적인 확장에 힘입어 강력한 성장을 달성한 중국 경제가 이대로 질주할 경우 불균형 성장으로 치명적인 후유증을 겪게 될 것이란 인식이 최근 중국 정부의 행보를 설명하고 있다. ◇중국 정부, 경제성장 속도조절 나서 중국 정부가 올해 거시경제 목표를 경기과열 해소와 성장속도 조절로 잡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식화된 사안이다.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全人大) 제10기 2차 전체회의는 개막일인 5일 원자바오 총리가 제시한 "정부공작보고"와 함께 이에 담긴 올 경제성장 목표치 7%를 승인했다. 7% 자체는 작은 수치가 아니지만 미국 민간 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는 올 중국 경제가 10~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등 외부의 시선과 견주어 볼 때 성장세를 자체적으로 억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전인대에서는 이와 함께 사업승인·은행대출·토지전용 규제 등 과열 업종을 집중 겨냥한 규제안이 승인됐다. 속도조절 방침을 회기 첫날부터 명시한 원자바오 총리는 이어 폐막일에는 중국 경제의 불균형이 사스에 필적하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경고, 위기감을 드높였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시책변화는 차후의 거품 붕괴 위험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을 발판 삼아 회복을 모색해 온 세계 각국, 특히 아시아 경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함께 지난 경기침체의 상처를 채 치유하기도 전에 다시 후퇴하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경기지표 둔화..기대치 하향 조정 중국 정부의 변화와 때를 같이해 중국 경제가 공식 성장률 9.9%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에 고점을 쳤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대두하고 있다. 15일 중국 상무부가 구정 연휴에 따른 통계 왜곡 방지 차원에서 합산 발표한 1,2월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율은 전년 동기비 10.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4%, 지난해 12월의 12% 에 비해 둔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을 염두에 둔 FDI의 유입 추세 자체는 건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속도 조절을 공언하고 나서면서 낮아진 기대 수준이 이 같은 둔화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발표된 1,2월 산업생산 증가율 역시 16.6%로 전월의 18%에 비해 완만해졌다. ◇3차산업으로 무게중심 이동 일부에서는 그러나 앞서 공언된 바와 같은 7%대로의 성장 둔화는 중국 정부의 실제 의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사회불안과 직결되는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현재의 성장 노선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 대도시 실업률은 비공식적으로 1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홍리앙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정말로 성장률울 7%로 끌어내리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면서 실제 예상보다 낮은 수치를 제시해 지방 정부의 투자 등을 제약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리앙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로 9.5%를 제시했다. 고정자산 투자 억제로 건설 경기를 위시해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 관련 산업이 위축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중국 정부가 13억인구가 뒷받침하는 소비시장에 눈을 돌릴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임금소득 증가, 신용카드 사용 장려 등 소비증진 요인에 힘입어 중국의 1,2월 소매매출은 10.5% 증가, 현재 중국 경제의 전고점으로 인식되고 있는 작년 4분기 증가율 11.4%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 기간 특히 자동차와 휴대폰의 구매가 왕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저우 샤오추안 인민은행 총재는 원자재가 다량으로 소모되는 1,2차산업을 대체할 성장 동력으로 3차산업을 지목한 바 있다. 중국 몇몇 산업의 성장 둔화를 반드시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향후 중국에서 금융업, 요식업,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시장이 발달하게 되면 주변국들 역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싹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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