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꽃가마 대신 노 젓겠다"…김부겸, 민주당 대표 출마 선언

文정부 후반기 갈림길, 선거 승리 책임질 당 대표 필요
차기 대선 승리, 영남 민주당 지지율 40% 만들 것
  • 등록 2020-07-09 오전 10:30:00

    수정 2020-07-09 오후 2:07:39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9일 “꽃가마 타는 당 대표가 아니라 땀 흘려 노를 젓는 `책임 당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연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내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의 승패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갈림길이다. 이 중요한 선거를 코 앞에 둔 3월에 당 대표가 사퇴하면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겠냐”며 이렇게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또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당 대표, 무엇보다 선거 승리를 책임질 당 대표가 필요하다”면서 “차기 대선 승리의 확실한 길, 영남에서 민주당 지지율 40%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김 전 장관의 당 대표 출마선언문 전문이다.

오늘 아침, 현충원 김대중 대통령님, 이희호 여사님의 묘역에 다녀왔습니다. 30년 전 저는, 김대중 총재님이 이끄는 민주당의 꼬마 당직자였습니다.

총재님께 인사드리러 간 첫날, 제 손을 잡고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일러주셨습니다. 김대중 총재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당 대표가 되고자 합니다.

지금 저는 민주당의 당 대표가 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전국에서 골고루 사랑받는 좋은 정당의 대표`가 저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1980년 5월, 저는 한밤중에 산동네에 유인물을 뿌렸습니다. 제목은 이랬습니다. `광주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광주를 살려야 합니다.`

`80년 광주`는 제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세 번의 군사정권에 걸쳐 세 차례 투옥됐습니다. 87년 6월 민주항쟁에선 `국본` 집행위원으로 명동성당을 지켰습니다.

대구에서 8년간 네 번 출마하며 지역주의의 벽에 도전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국민 안전을 책임지며 검찰개혁에도 매진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여신 남북평화의 길, 노무현 대통령이 온 몸을 던지신 지역주의 타파의 길, 문재인 대통령이 걷고 계신 촛불혁명의 길. 고난 속에 민주당을 승리로 이끈 그 세 분의 길을 따랐습니다.

저는 오늘 2년간 민주당을 책임지고 이끌, 당 대표의 길 앞에 섰습니다. 당원 동지들과 함께, 정의로운 민주당의 역사를 이어가겠습니다.

사랑하는 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

내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의 승패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갈림길입니다. 이 중요한 선거를 코앞에 둔 3월에 당 대표가 사퇴하면,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뿐만 아닙니다. 2021년 9월 대선 후보 경선,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 6월 1일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이번에 뽑을 당 대표가 책임져야 할 네 번의 선거입니다.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당 대표, 무엇보다 선거 승리를 책임질 당 대표가 필요합니다. 당 대표가 되면 저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어떤 대선 후보라도 반드시 이기게 하겠습니다.

차기 대선 승리의 확실한 길, 영남 300만표를 책임지겠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750만명이 영남에서 투표했습니다. 그중 40%를 제가 얻어오겠습니다. 영남에서 민주당 지지율 40%를 만들겠습니다.

저 김부겸은 꽃가마 타는 당 대표가 아니라, 땀 흘려 노 젓는 `책임 당 대표`가 되겠습니다. 우리 당의 대선 후보를 김부겸이 저어갈 배에 태워주십시오.

굳게 약속드립니다. 임기 2년 당 대표의 중책을 완수하겠습니다. 국민을 하나로 모아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 정권을 재창출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책임 국가`를 앞당기겠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이 약속드립니다.

첫째, 코로나19 사태 극복에서 더 나아가,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하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전환 시대의 해법`이 필요합니다.

코로나의 충격에 가장 취약한 부분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을 즉시 추진하겠습니다. 기본소득제 도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둘째,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습니다. 민주적 통제에서 벗어난 검찰 권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았습니다. 통탄하고 또 통탄할 일입니다.

저는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조국 민정수석,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함께 검찰 개혁안을 만들었습니다. 검찰이 강하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셋째, 남북 관계의 교착 상태를 돌파하겠습니다. 의약품 지원을 비롯한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대북 제재의 틀이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도주의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극우 반공주의 세력은 평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왜곡하지 마십시오. 미래통합당은 그런 세력과 손잡지 마십시오. 저는 평화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세력과 단호하게 맞설 것입니다.

넷째, 집으로 부자 되는 세상이 아니라, 집에서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주거 안정권을 지키고 부동산 자산 불평등을 해소하겠습니다. 다주택 종부세 강화를 서두르고, 양질의 주택 공급을 늘리겠습니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겐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다섯째,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심화하는 `광역상생 발전`을 실현해나가겠습니다. 수도권 중심 경제·사회 체제를 복수의 광역권 체제로 전환하겠습니다. 또한 지방 도시의 잠재력을 뒷받침하여 미래 성장비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여섯째, 노동과 일자리 문제를 풀겠습니다. 용역 노동이 양산되고, 부족한 일자리를 놓고 을과 을이 다투는 상황을 바꾸겠습니다. 노사정 대타협으로 상생형 노동시장을 만들겠습니다. △광주형 △구미형 △울산형 등 일자리 모델을 바탕으로 다양한 일자리 성공 모델을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께서 허락하신 176석에 결코 안주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이 보내주신 성원은 언제라도 매서운 채찍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겠습니다. 집권 여당의 책임을 한층 더 무겁게 안고 가겠습니다.

국민의 더 나은 삶, 더 안전한 삶, 더 고른 기회를 책임지는 책임 국가의 비전을, 책임 정당 민주당이 실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코로나19 방역 일선에서 분투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여러분이 대한민국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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