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8일 민법 제 915조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일명 `징계권` 조항이 삭제됨에 따라 ‘아동폭력 근절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은 “대한민국은 아동에 대한 체벌을 금지한 62번째 국가가 됐고, 이는 아태 지역에서는 4번째”라며 “아동 인구가 900만명인 대한민국에서의 체벌 금지는 전세계 3억명의 아동이 법으로써 폭력적인 체벌로부터 완전히 보호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세계 3분의 2 이상의 아동이 양육자로부터 폭력적인 체벌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번 법 개정은 한국의 아동을 보호함에 있어 중요한 단계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다른 나라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979년 스웨덴을 시작으로 핀란드(1983년), 노르웨이(1987년)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체벌 금지를 법제화했으며, 독일(2000년), 스페인·뉴질랜드·네덜란드(2007년), 브라질·아르헨티나(2014년), 몽골(2016년), 네팔(2017년), 프랑스·남아프리카(2019), 일본·기니(2020), 대한민국(2021년) 등 현재 총 62개국이 가정 내 자녀의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징계권 조항 삭제는 아동이 어떠한 환경에서도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권리 주체라는 점을 국가가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 법무부는 “부모의 자녀에 대한 체벌 금지는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규정”이며 “개정법안의 통과는 아동에 대한 체벌과 아동 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세이브더칠드런은 2013년부터 ‘사랑의 매’ 혹은 ‘훈육’이라는 명분으로 용인되어 온 아동 폭력을 예방하고 사회적 인식 개선에 앞장서 왔으며, 2019년 민법 제 915조의 ’징계권‘ 개정을 위한 간담회를 주최하고 굿네이버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및 공익변호사단체 사단법인 두루와 함께 징계권 조항 삭제 캠페인 ’Change 915: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를 진행해왔다.
징계권 조항의 삭제와 아동에 대한 체벌 금지 국가로서의 공표는 아동을 모든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6일 오전 2009년 유럽평의회가 체벌금지 법제화만로는 아동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는 데 충분하지 않으며 체벌 근절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을 권고한 것처럼, 대한민국도 체벌금지 이행에 대한 전략과 정책을 마련토록 국민권익위원회, 법무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 총 6곳에 정책제안서를 전달했다.
또 체벌금지 이행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형사사법체계와 아동복지체계 종사자 대상 체벌금지 이행 조치 마련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교육 내 민법 징계권 조항 삭제 등 체벌금지 입법화의 취지와 내용 추가 △학교 및 교육기관, 양육 시설을 포함한 보건, 복지 및 교육 서비스 관련 지침과 경찰, 검찰 및 법원을 포함한 사법기관의 절차에 체벌금지 이행 반영 △체벌금지법제화 영향 평가 국회보고 등 공식적인 감독 매커니즘(Oversight mechanism) 마련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