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나항공, 31년 만에 새 주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7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HDC 컨소시엄)에 보통주 6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3228억원(주당 4700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현산 컨소시엄은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총 투자금액은 2조5000억원이다.
앞서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외부감사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이라는 감사의견을 받았다.
범위제한에 따른 한정은 감사인이 재무제표를 감사할 때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제한된 감사의견을 낼 때 주는 표현이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주로 충당금 추가 설정의 문제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4월에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총 1조7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3개월여가 지난 7월께 결국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를 냈다. 이후 지난달 12일 매입가 2조5000억원을 적어낸 HDC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 달 넘게 구주 가격과 우발채무 등으로 손해배상 한도를 놓고 협상해 금호산업과 HDC 컨소시엄이 구주 가격 3200억원과 손해배상한도 9.9%에 각각 합의해 최종 매각 체결이 성사됐다.
저비용 항공사 재편 본격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다음 관심사는 저비용 항공사의 M&A로 쏠린다. 공급과잉 국면에 접어들면서 6개의 저비용 항공사는 너무 많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어서다. 이미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고배를 마신 제주항공이 경영난에 처해있는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8일 제주항공은 이사회를 열어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하는 안을 의결한 바 있다. 제주항공이 인수하는 주식은 이스타홀딩스 외 2명이 보유 중인 51.17%(497만1000주)다. 인수 금액은 695억원이다.
제주항공은 B737 NG 45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스타항공은 B737 MAX 2대를 포함해 총 23대의 기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절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총 68대의 기재를 운영하게 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마무리하면 국내 저가항공사 중에서 독보적인 규모(티웨이항공 28대, 진에어 26대 기재 운영)로 성장하게 된다”며 “확고한 국내 3위 항공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
한편에서는 이스타항공을 제외하고는 추가적인 항공사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며 치킨게임을 지속하겠다고 전망한다.
실제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항공 시장의 초과공급 과잉 규모는 연간 1700만석에서 1800만석 규모를 유지했다. 올해는 1900만석 규모이며 공급 과잉 규모는 2000만석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항공업계 가장 큰 문제는 공급이 많다는 것”이라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타이틀만 달라질 뿐 공급 과잉이 해결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스타항공 매각 이후에는 추가적인 매각 건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저비용 항공사들이 치킨게임을 지속할 것인지 구조조정을 통한 다운사이징(규모 축소)을 택할 것인지 눈치를 보고 있을 것”이라 전했다.
매각 물망에 올랐던 에어부산 또는 에어서울의 재매각 가능성 또한 드물다는 전망도 한다.
그는 “지금부터는 M&A 이슈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항공업계에서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할 것인가가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