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음식 주문이 일상이 되면서 음식값에 붙는 배달비도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그런데 최근 배달비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중식당 업주가 식당 소개란에 “배달료는 (주문)금액에 따라 인하하거나 받지 않겠다”며 “언제부터 중국집이 배달료를 받았는지…”라고 올려놓은 것.
|
반면 배달비 인상으로 뭇매를 맞는 곳도 있다.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이 기본 배달료를 2000원에서 3000원으로 1000원 올렸기 때문. 소비자들은 “택배비 보다도 비싼 배달료” “기존에 없었던 배달비를 만든 교촌이 또 배달비를 올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
배달앱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면 주문금액에 따라 적게는 1000~2000원, 많게는 3000~4000원까지 배달비가 붙는다. 이미 배달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교촌치킨의 배달비 인상에 더 발끈한 이유는 뭘까.
업계에 ‘배달비’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것이 교촌치킨이기 때문이다. 2018년 5월1일 교촌치킨이 ‘배달비 2000원’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치킨업계 전체적으로 가격이 올랐다. 그 뒤로 배달앱 등이 활성화되면서 다른 음식에도 자연스럽게 붙은 배달비에 소비자들이 익숙해졌다. 아직도 많은 식당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주문할 때 기본 배달료는 대부분 2000원을 넘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배달비 저항이 그나마 2000원까지는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배달대행업체에 내는 수수료가 많아져도 일정부분 식당업주가 부담하고 소비자에게는 2000원을 받는 식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약 78만명이 가입한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교촌치킨이 고객들에게 배달비에 대한 인식을 알려줘서 고맙다”, “배달비는 원래 고객이 내는 것” 등의 글이 올라와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 배달비를 안받겠다는 중국집에 대해서는 “다른 식당들이 배달비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며 싸늘한 시선이다.
|
배달비 상승은 단건배달 경쟁 영향도 크다. 배달원이 여러 집의 주문 음식을 한번에 가지고 출발해 여러 곳에 배달하는 ‘묶음 배달’과 달리 ‘단건 배달’은 한 번의 배달에 한 건의 주문 음식만을 배달한다. 단건 배달을 운영하려면 배달원의 수도 많아야 하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배달원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배달비도 더 비쌀 수 밖에 없다.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의민족도 배민1을 시작하면서 단건배달이 주류가 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높아지는 배달료에 식당 업주들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묶음배달은 배달비가 4000~4500원인데, 단건배달은 5000원이다. 프로모션이 끝나면 6000원으로 오른다.
식당 업주들은 소비자와 식당의 배달비 분담을 정해야 한다. 같은 식당이 일반 배달에 배달비 2000원을 소비자들로부터 받고, 단건 배달에는 2500원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나마 지금은 도입 초기이고 배달앱 경쟁으로 할인을 해주고 있지만 할인이 끝나면 오른 배달비 만큼 식당업주와 소비자 모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배달비 올리면 주문 뚝↓결국 음식값으로
서울 중구에서 한식집을 하는 김모씨는 “소비자들은 배달비를 식당에서도 내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며 “단건배달이 빠르니까 좋아서 시키지만 같은 집에서 배달비를 다르게 받는다고 항의하는 손님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빠른 배달은 좋지만 배달비가 비싼 것은 싫은 게 당연하다. 그러다보니 식당에서 배달료를 올리면 주문건수가 바로 줄어든다.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료를 얼마로 책정하느냐는 질문이 많이 나온다. 재료비 인건비 배달수수료를 고려하면 현 수준보다 더 많이 받아야 하는데, 그러면 주문이 떨어지니 어떤 방법이 있는지 공유하는 것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분식집을 하는 이모씨는 “분식집에서 배달비 3000원을 받는다면 별점 테러로 주문건수가 뚝 떨어질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하게 음식가격에 배달료를 일부 포함할 수밖에 없다. 교촌처럼 배달비를 아예 올린 것은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