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면역은 두가지 양상이 있다. 백신이 개발, 보급되어 그 집단에 백신 주사를 맞은 사람이 많아지는 것과 백신 없이 일정 비율 이상의 인구가 병을 앓아 면역이 자연적으로 생기는 상황 두 경우이다.
◇ 백신 개발·보급에 18개월 넘게 필요 : 집단 면역을 일으킬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은 백신의 개발과 보급이다.
백신은 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 만큼 일반적으로 개발, 보급에 수 년이 걸린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전세계 연구진은 12개월에서 18개월 안에 백신을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그것은 ‘야심찬 희망’일 뿐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진단했다.
따라서 백신이 개발돼 보급되기까지는 적어도 연구진들의 목표인 18개월보다 훨씬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된다.
◇ 감염 후 자연 면역 갖는 시간도 불확실 : 집단 면역을 일으킬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은 많은 인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면역력을 갖추기를 기다리는, 다소 ‘암울한’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감염병에 걸린 뒤 회복하고 나면 체내에 항체가 생겨 면역력을 가지게 된다. 지역 사회에서 꽤 높은 비율의 인구가 이같은 상황을 겪으면 그 사회는 집단 면역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면역력을 가진 인구가 충분히 많아 그 사회에선 감염병 전파가 뜸해진다는 뜻이다. 호흡기 질병인 디프테리아는 인구의 75%, 홍역은 91%가 걸렸을 때 집단 면역이 발생한다.
문제는 코로나19의 경우, 집단 면역을 위해 필요한 감염 비율이 아직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국 정부의 최고 과학 고문인 패트릭 발란스는 필수 감염률을 60%로 추정한 바 있다. 한 지역 사회 내 인구의 60%가 코로나19에 걸리면 그 사회는 집단 면역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아직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상태이며, 이같은 감염률을 갖추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도 불확실하다.
블룸버그는 하지만 코로나19의 무증상 감염자를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확진자 수가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면서도 역설적으로 이것이 이번 사태의 희망적인 면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코로나19의 집단 면역이 발생할 시기를 특정할 수 없는 만큼, 당분간 각국 정부는 집단 면역에만 희망을 걸지 말고 가급적 많은 검사를 진행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