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에서 주요 요직을 거친 A씨는 업계에서 ‘애니콜’로 불렸다. 공정위가 사건 조사에 착수하면 사건을 대리하겠다고 제일 빨리 연락이 오기 때문이다. B씨가 신고를 한 점을 고려하면 단순 안부 메시지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는 구체적인 문자 내용에 대해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A씨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전해진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2월 공정위 모든 직원에게 A씨와 1년간 접촉을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A씨가 신고사건의 담당자 배정에 관여하는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A씨가 외부인이라 제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직원들에게 접촉 제한 의무를 부과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A씨는 또 다시 공정위 직원에게 접촉을 시도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B직원은 규정에 따라 제대로 신고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 “제도 취지가 접촉 투명성을 강화하는 차원이지 특정인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취지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A씨에 대해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외부인이 조사 정보 입수 시도, 사건 처리에 부당한 영향력 행사 등 공정위의 공정한 사건 처리를 저해한 경우 접촉제한 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의 범위 내에서로 강화했다.
공정위 판단에 따라 A씨에 대한 접촉제한 기간을 늘릴 수도 있었지만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던 셈이다. A씨는 출입제한이 풀리자마자 공정위 직원과 수차례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공교롭게 태평양과 이런저런 갈등이 빚어진 것 같다”면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태평양이 대리한 사건은 보다 엄정하게 처리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