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아기 엄마 잘못이지만…지원·양육비 없는 현실"

'젖먹이 20만원' 판매글에 '발칵', 판매자 경찰수사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 "미혼모 지원책 없어"
아빠 측 양육비 미지급시 큰 제재 없는 현실 지적
  • 등록 2020-10-19 오전 10:52:31

    수정 2020-10-19 오후 1:32:31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중고물품 거래 앱 ‘당근마켓’에 젖먹이 입양 글이 올라오면서 판매자에 대한 질타와 동시에 미혼모 현실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께 중고물품 거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36주 된 아이를 거래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사진=독자 제공)
자신의 아기를 20만원에 입양 보내겠다는 글을 쓴 20대 여성 A씨는 경찰조사에서 “아기 아빠가 없는 상태로 아이를 낳은 후 미혼모센터에서 입양 절차 상담을 받게 돼 화가 났다”며 그래서 해당 글을 올리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아기 아빠의 소재가 불분명하고 경제적으로 양육이 힘든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하는 한편, 유관 기관과 A씨와 아이를 지원해줄 방안을 찾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입양 절차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거기에 올렸다는 게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범죄 행위인데도 본인이 그거를 그때는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문제”라고 A씨를 비판했다.

이어 “이 엄마의 심리상태에 대해서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본다. 잘못한 것을 깨닫고 정말 키우겠다고 하면 그거에 관련된 도움을 줘야 되겠지만, 아이를 키웠을 경우에 더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길 수 있다면 분리하거나 입양도 고려해 봐야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김 대표는 이 사건을 계기로 미혼모 문제도 되돌아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사실 저희 협회에 입양이나 낙태를 고민하고 오는 엄마들하고 상담을 하다 보면 이 사람들이 정말 입양이나 낙태를 하고 싶어서 오는 게 아니고 아이를 키울 방법이 있으면 키우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엄마들이 지금 내가 살 집도 없는데 아이랑 어디서 살고 뭘 먹고 사느냐는 걱정을 많이 한다. 그래서 저희가 긴급생계비, 기초수급자, LH, 미혼모 시설 등 아이를 키울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 도우면서 키우자 얘기를 하면 대부분 양육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주 가난한 미혼모들만 들어갈 수 있는 미혼모 시설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미혼모만을 지원하는 정책은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대표는 “한부모가족지원법에서 월소득이 152만 원 미만일 경우에는 아이가 18살이 될 때까지 월 20만원을 지급받는다”며 “가장 힘든 건 내가 힘들 때 가족의 지지가 있다고 그러면 견딜 수 있을 건데 가족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미혼모일 경우, 법적으로 아이 아빠도 양육비 책임이 있지만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이의 아빠가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강제할 법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며 “올해 5월부터 양육비 미지급시 운전면허를 정지할 수 있는 장치가 새롭게 생겼고, 그 외 아무런 법적 제재가 없다”고 지적했다. 양육비를 청구하려면 아빠가 유전자 검사에 동의해야 하는데 이를 피해 입대하거나 해외로 가는 등 잠적하면 찾기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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