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과감한 재정 투입" 제동 걸리나…야당 재정준칙 만든다

추경호 의원 발의, 2016년 기재부 제정안 재추진
국가채무 45%·관리재정수지 적자 3% 이하 통제
정부·여당 선긋기..文대통령 “과감한 재정 필요”
전문가 “지금은 확장 재정, 내년 이후엔 줄여야”
  • 등록 2020-06-07 오후 7:01:35

    수정 2020-06-08 오전 9:26:35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정·청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야당이 국가채무 한도를 법으로 통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나랏빚이 눈덩이 불어나 국가재정이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여당은 국가재정 상태가 양호하다는 입장이어서 법안 심의 과정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7일 이같은 취지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재정준칙을 담은 개정안이 발의된 것은 21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이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추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았다.

현재(3차 추가경정예산안 기준) 국가채무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3.7%,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GDP 대비 5.8%다. 개정안에는 국가채무 비율을 45% 이하,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하로 통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2016년 기재부가 발의한 재정건전화법 제정안과 같은 내용이다.

아울러 개정안에는 전쟁, 재난, 대량실업 등의 사유로 국가채무 비율이 45%를 초과할 경우 채무부터 갚도록 했다. 이를 위해 세계잉여금(초과세수+불용액)을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사용하도록 하고, 모두 상환하지 못할 경우 5년 동안 국가채무를 감축하는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현 정부처럼 세계잉여금으로 추경 재원을 사용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추 의원은 5년마다 실시하는 8대 사회보험 장기재정추계 및 장기재정전망을 2년 주기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어 전망 결과를 공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채무 비율의 적정성을 검토해 국회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추 의원은 정부가 매년 9월에 국회에 제출하는 국가재정운용계획에 ‘공공부분 부채관리계획’도 첨부하도록 했다. 국세감면율 법정 한도도 의무적으로 준수하도록 했다. 현행 국가재정법에는 ‘국세감면율이 국세감면 한도 이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근로장려금(EITC)을 비롯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확대 등으로 국세감면율은 2019~2020년 2년 연속으로 한도를 초과했다.

추 의원은 “3차 추경에 따라 올해 국가채무 증가 규모는 사상최대 수준인 100조원에 달한다”며 “코로나19로 무너진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가재정의 확대가 필요하나 국가채무가 급속도로 증가하는데도 이를 관리할 기준 자체가 없는 것은 큰 문제”라며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재정 상황이 양호하기 때문에 재정준칙 법제화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재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 가운데서도 매우 건전한 편”이라며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3차 추경안(35조3000억원)을 더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준칙 법제화는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은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하면 올해는 적극적 재정으로 곳곳에 수혈을 해야 한다”며 “내년 이후에는 정부가 공무원 임금 상승률 조정, 국가채무 감축 등 5~10년에 걸친 국가재정적자 관리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48년 만에 세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국가채무가 840조2000억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3.5%를 기록할 전망이다. 2020년은 3차 추경 기준, 괄호 안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단위=조원, % [출처=기획재정부]
IMF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D2)이 46.2%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35개국 중 26위를 기록했다. 해외보다 재정 여력이 있는 셈이다. 단위=% [자료=IMF Fiscal Monitor 2020]
IMF에 따르면 우리나라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D2) 증가율(2017년 대비 2022년)이 34%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35개국 중 5위를 기록했다. 문재인정부가 2017년 출범한 이후 확장적 재정 정책을 추진하면서 부채가 급속도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단위=%, 일반정부 부채는 국가채무(D1, 중앙·지방정부 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채무를 더한 것으로 국가 간 부채 수준을 비교할 때 사용하는 지표다. 공무원연금·군인연금충당부채는 포함되지 않는다. [자료=IMF Fiscal Monito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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