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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이나 뽑아줬는데"…일산의 눈물

김현미 장관, 일산 집값 5억 발언에 주민들 반발...“낮은 집 값 광고하나”
서울 집값 못따라가는 일산...3기 신도시 발표에 자산가치 하락 우려 커져
  • 등록 2020-11-13 오전 11:01:30

    수정 2020-11-15 오전 11:13:52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과거 지역구였던 일산 주민과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장관 취임 이후 3기 신도시를 발표해 지역구 집값을 떨어뜨리는 데 앞장섰다는 지탄을 받고 있는 데다 일산에서 5억원 이하의 주택을 살 때만 지원하는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발언한 탓에 일산을 ‘싼 동네’로 낙인찍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주민들 반발…“낮은 집값 광고하나”

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디딤돌 대출 기준과 관련해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과 논쟁을 벌였다.

김 의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의 중위가격이 1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 등을 들며 국토부가 정한 디딤돌 대출 기준(5억원 이하)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10억원 이하 아파트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5억원짜리 아파트도 있냐”고 재차 지적하자 김 장관은 “있다. 수도권에도 있다”면서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답했다.

이후 김 장관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애초에 김 장관이 집을 산 2014년에 5억원을 넘었던데다 최근 호가와 실거래가 모두 디딤돌 대출 기준인 ‘5억원’을 훌쩍 상회하는 만큼 ‘본인 집 가격도 제대로 파악 못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일산 ‘하이파크시티’ 전용면적 146.61㎡을 보유하고 있는데, 같은 면적의 아파트는 지난 9월25일 5억7900만원에 매매됐다. 김 장관이 재산공개를 위해 정부에 신고한 가격도 5억원 이상이다. 관보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 아파트 가격을 5억 3083만원으로 신고했다.

일산 하이파크시티 아파트 주민연합회는 온라인 카페를 통해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입주민들은 카페 매니저가 올린 성명에서 “본인 소유 아파트의 정확한 시세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부정확한 가격을 언급했다”며 “수도권에서 가장 저렴한 아파트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주민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기 신도시 위치도


1기 신도시 체면구긴 일산…올해 공시가 5.29% 오히려 하락

일산 주민들이 김 장관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서울과 격차가 커진 집값 때문이다. 일산은 김 장관이 20대 국회까지 3선을 지낸 지역구지만 김 장관이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며 집값 하락을 가속화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들어 5.99% 상승했다. 서울은 무려 14.75% 뛰었다. 반면 일산은 5.29% 떨어졌다. 같은 1기 신도시 중 하나인 분당이 7.31% 오른 것과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다.

이는 최근 아파트 가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과 1기 신도시의 가구당 평균매매가격을 살펴보면 11월6일 기준 서울은 10억6346만원이다. 반면 일산은 4억4490만원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일산은 9억2189만원, 평촌은 5억5315만원으로 나타났다.

일산은 노태우 정부가 집값 안정, 주택난 해소를 위해 서울 근교에 건설한 신도시 중 하나다. 1기 신도시는 경기도 △성남 분당 △고양 일산 △군포 산본 △부천 중동 △안양 평촌 등 5곳이다.

그동안 일산은 다른 신도시들에 비해 서울과의 교통 여건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기에 1기 신도시와 서울 사이에 3기 신도시까지 생긴다면 교통 열위에 있는 일산 집값이 급격하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일산은 빈약한 교통망, 전무한 기업유치 등 일자리 부족으로 자산 가치 하락을 겪어왔다”며 “창릉 3기 신도시 계획이 발표되면서 자산 가치 추가 하락도 예상돼 주민들의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우려는 일산 주민과 김 장관의 감정싸움으로 이어졌다. 김 장관은 지난 1월 지역구 일부 주민들이 창릉 신도시 철회 등을 요구하며 ‘고양시가 망쳐졌다(망가졌다)’고 항의하자 “안 망쳐졌다”면서 “그동안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네, 그렇죠?”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주민들이 지역의 창릉 3기 신도시 정책을 두고 항의한 맥락인데, 이에 주무부처 장관인 김현미 장관이 조롱 섞인 말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김현미 장관은 총선 불출마를 이미 밝힌 상황이었다.

3기 신도시 발표에 반발하는 일산신도시 주민들을 달랠 대책으로 인천 지하철 2호선, 복선 전철 계획 등을 발표했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모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기존에 추진 중인 대책인데다 성사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한 일산 주민은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서울 출퇴근이 어려워 집값이 오르지 않고 있는데, 서울이 아닌 인천과 묶으려 한다”며 “일산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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