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도둑, 소도둑 됐나? '건보 46억 횡령범', 시작은 1000원부터

필리핀 도주 최모씨 올 4월 27일 1000원 횡령부터 시작
이후 문제없자 액수 늘려 9월 21일 42억 횡령
초반 돈 빼돌린 날은 오전반차, 연차휴가 사용하기도
마지막 횡령에는 8일 휴가 내고 필리핀 도피
  • 등록 2022-09-29 오전 11:10:51

    수정 2022-09-29 오전 11:10:51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자금 46억원을 횡령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직원의 시작은 1000원부터였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건보 46억 횡령사건’은 2022년 4월27일 1000원 횡령부터 시작해 7차례에 걸쳐 총 46억 2325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 재정관리실 3급 최모씨는 채권압류 등으로 지급보류된 진료비용의 계좌정보를 조작해 본인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총 46억원을 횡령했다.

최씨는 2022년 4월27일 1000원을 횡령한 뒤 아무 문제가 없자, 4월 28일 1740만원, 5월 6일 3273만원, 5월 13일 5902만원, 7월 21일 2625만원, 9월 16일 3억 1632만원으로 점점 횡령금액을 늘려가다가 마지막으로 42억여원을 횡령했다.

특히 최씨는 횡령을 시작한 초반, 횡령금액이 실제 입금된 4월 28일과 5월 6일에 각각 오전반차와 연차휴가를 사용했다. 횡령이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도주를 위해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9월 21일 마지막으로 42억원을 횡령한 최 모씨는 9월 19일부터 9월 26일까지 연차휴가를 사용하고 잠적했다.

신현영 의원은 “몇 번의 시도를 통해 허점을 파악하고 마지막에는 과감하게 42억원을 빼돌렸다. 처음 한두 차례 시도에서만 발각됐어도 총 46억원이라는 대형 횡령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팀장의 신분으로 지급 계좌번호 등록 및 변경에 대한 권한을 모두 갖게 되는 취약한 지급시스템을 악용한 사례로서 분명히 개인의 잘못이 있지만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동안 전혀 걸러내지 못한 건보공단 관리시스템의 부재, 공공기관의 기강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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