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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의 IT세상읽기] 뉴스 콘텐츠 제값받기 가능할까

포털 콘텐츠 대가 산정 분쟁조정 담은 신문법 개정안
시사보도 취재기사는 저작권 인정 저작권법 개정안
콘텐츠 질 높이기 위한 제값받기 움직임
호주 보니 구글에서 돈받기 쉽지 않아
이용자간 뉴스 공유 SNS는 제외해야
  • 등록 2021-04-18 오후 5:04:44

    수정 2021-04-21 오전 9:22:2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언론사들의 반란이 시작됐습니다. 구글·네이버·카카오 같은 인터넷 포털로부터 뉴스 콘텐츠에 대해 제대로 대가를 받겠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이죠.

한국기자협회와 한국방송협회가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이 발의를 준비 중인 신문법 개정안과 저작권법 개정안에 힘을 실으며 입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문제의식의 근원은 소위 포털 저널리즘이 좋은 저널리즘을 해치는 단계에 왔다는 시각 때문입니다. 지난 13일 열린 웹세미나에서 문소영 서울신문 논설실장은 “언론 자유는 사람들이 듣기를 원하지 않는 걸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테크 기업이 원하지 않는 보도를 하는 게 좋은 저널리즘”이라고 했습니다.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 편집하면 객관적일 것이라고 얘기해도, 결국은 확증편향을 부추길 수밖에 없는 포털 뉴스 유통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죠.

그래서 언론사들이 20년 전 포털에 뉴스를 주기 시작한 것은 너무 큰 실책이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포털 뉴스가 뉴스의 연성화를 부추긴 측면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약 뉴스를 인터넷 관문국인 포털에 전송하지 않았다면 어찌 됐을까 생각해보면 아찔하기까지 합니다.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느냐 아니냐와 별개로, 뉴스를 보는 사람은 훨씬 줄어들었겠죠. 사람들은 뉴스보다는 드라마나 영화, 음악, 쇼핑에 더 많은 시간을 썼을 겁니다.

따라서 논의의 핵심은 포털의 뉴스 유통이 아니라 뉴스 콘텐츠의 제값 받기가 아닌가 합니다.

신문법 개정안 주요 내용(출처: 김유석 오픈루트 디지털가치실장)
저작권법 개정안 주요 내용(출처: 김유석 오픈루트 디지털가치실장)


신(新)구글법이 아니라 뉴스보도 저작권 인정법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이 발의한 신문법 개정안과 저작권법 개정안은 ‘한국판 구글법’으로도 불리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구글만을 겨냥한 게 아닙니다.

신문법 개정안에는 △ 검색으로 뉴스를 매개하는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자를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로 규정하고 △ 외국서 이뤄진 행위도 적용하며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에게 뉴스콘텐츠 제공자에 대한 대가 지급 규정을 두고 △대가 갈등시 이를 조정하는 분쟁조정위원회를 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저작권법 개정안에는 저작물로 보호받지 못했던 시사보도의 영역을 구체화했죠. 즉 △취재 활동을 통해 작성된 기사보도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사보도는 저작물로 인정한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네이버와 카카오(다음)은 개별 언론사들과 계약해서 뉴스 콘텐츠 대가를 지금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과 페이스북은 그렇지 않죠. 그래서 해당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구글·페이스북도 국내 언론사들에게 뉴스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지급해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적 근거가 있는 분쟁조정위가 생기니, 네이버·카카오도 국내 언론사들과 대가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호주보니 구글에서 돈받기 쉽지 않아…SNS는 제외돼야

사실 여러 콘텐츠 분야 중 뉴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값을 매겨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조건에 있습니다.

새 소식(뉴스)은 영화나 음악 등에 비해 생명주기가 짧은데다, 문화의 향상과 발전에 기여한다는 조건때문입니다. 뉴스가 가진 공적인 성격이 그 자체로 돈을 벌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 셈이죠.

기자들 사이에선 블로거나 유튜버들이 자신의 뉴스를 매체나 기자이름에 대한 언급없이 그대로 전면 인용한다며 억울함을 보이기도 하지만, 현행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죠. (다만, 저작권법 개정안에서 소위 취재기사에 대한 저작권이 인정되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시행령으로 취재기사의 영역을 갈라내는 게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대다수 언론사들이 뉴스 유료화보다는 도달률을 높여 광고 수익을 얻는 걸 추구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다만, 포털 콘텐츠 제공 제휴사가 됐을 경우는 대가를 받거나 자사 뉴스에 대한 광고 수익을 가져갑니다.



호주는 어땠을까요? 호주는 지난 2월 구글, 페이스북 등에 뉴스 사용료 지불의무를 주는 ‘뉴스 미디어 협상규정’을 만들었습니다. 호주 언론사들과 구글 간 협상력 차이를 조정하려는 의도였죠.

김유석 오픈루트 디지털가치실장은 “법안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은 뉴스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고, 구글도 뉴스 검색 중단을 발표했다가 결국 뉴스 서비스를 재개하고 사용료 협상을 채결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고 말했습니다.

호주의 입법화 이후 영국, 캐나나 등에서도 ‘인터넷 기업의 뉴스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호주법과 비슷한 신문법·저작권법 개정이 순탄하게 이뤄질까요?

기자로서는 안타깝지만 장밋빛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호주와 다른 인터넷 검색시장, 한국어 서비스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호주는 구글이 인터넷 검색 시장의 94%를 차지한 나라여서 독과점 이슈가 설득력을 얻지만, 우리나라는 네이버·다음이 존재하고, 한국어 뉴스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점도 언론사들에 약점입니다. 실제로 구글은 이런 갈등 때문에 모든 스페인 뉴스를 구글 검색에서 제외한 적도 있다고 하죠.

결국 국민에게서 언론사들이 양질의 뉴스를 생산하는데 버팀목이 될 수익 구조가 필요하다는 걸 공감받지 못한다면, 구글과의 일전(?)은 실패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또한, 카카오톡 같은 개인 간 SNS로 유통되는 뉴스에 대해서는 법에 담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용자들 사이에 ‘좋은 기사’든 ‘비판하고 싶은 기사’든 서로 링크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까지 신문법이나 저작권법으로 규율하는 건 과도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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