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종교시설 방문한 트럼프…종교계 "이용 말라" 비판

  • 등록 2020-06-03 오전 10:24:11

    수정 2020-06-03 오전 10:24:11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흑인 사망사건에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종교시설을 방문하고 있다. 이를 두고 종교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사태 속 당파적 목적으로 종교시설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사진=AFP)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인근 천주교 시설인 세인트 존 폴(성 요한 바오로) 2세 국립 성지를 방문했다. 이곳은 미국 등 세계 각지를 방문해 평화를 강조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헌정된 시설로 2014년 국립 성지로 지정됐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시위 사태에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 뒤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를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때 화재 피해를 입기도 한 이 교회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평화로운 시위대에 최루탄을 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에선 성경을 들고 사진만 찍은 뒤 돌아와 자신의 메시지 전달을 위해 교회를 배경으로 이용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는 이날 국립성지 방문에서도 별도 연설을 하지 않았고 화환이 걸린 교황 동상 앞에서 사진 촬영용 포즈를 취한 뒤 묵념하고 돌아갔다.

그의 행동을 토대로 종교 시설 방문은 기독교 지지층의 결집을 기대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배경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인종 차별과 인권 논란 속에 시위가 격화하고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뤄진 이벤트성 행보라는 지적에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교회 방문은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의도를 추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방문 대상이 된 종교계는 연이틀 비판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DC대교구의 윌턴 그레고리 대주교는 이날 트럼프의 성지 방문으로 당황했다며 “가톨릭 시설이 우리의 종교적 원칙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오용되고 조작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인이 된 교황은 인권의 “헌신적 옹호자”라고도 말했다.

성교회 워싱턴교구의 매리앤 버디 주교도 전날 “대통령이 예수의 가르침 및 우리 교회가 대변하는 모든 것에 반대되는 메시지를 위해 유대교와 기독교의 가장 성스러운 텍스트인 성경과 내 교구의 한 교회를 허락 없이 배경으로 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짓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반(反) 인종차별 시위는 미 전역으로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군대를 포함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진압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를 겨냥해 주 방위군을 동원해 시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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