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은 많지 않았다. 국채선물 시장에서는 2만계약 후반을 기록하는데 그쳐 향후 채권금리 방향의 분수령이 될 금통위에 대한 참가자들의 확인심리를 보였다.
대기매수세의 힘은 강했다. 이날 채권금리는 그동안의 금리 하락 영향으로 조정심리를 보이며 소폭 상승 출발했다. 그러나 금리상승시마다 채권 사자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금리는 상승폭을 되돌림하며 하락 반전했다. 또 콜금리가 25bp 인상이 이미 금리대에 반영됐다는 시각도 강했다.
국고채 3년물 입찰도 무난한 수준에서 이뤄졌다. 국고채 3년물 1조5100억원 입찰에서 전액이 4.93%에 낙찰됐다. 응찰액은 3조1300억원으로 응찰률은 207.3%를 기록해 채권 매수여력이 풍부한 것으로 관측됐다. 환율도 25일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해 채권 매수세에 보탬이 됐다.
시중은행 채권운용담당자는 "여전히 금리 상승시마다 채권을 사려는 쪽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금통위 불안감을 앞두고 적극적인 매수를 하기에도 애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중한 때 지표금리는 4.92%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매도세가 일부 유입되면서 금리 하락폭을 축소했다. 한편 이날 국고채 3년물과 5년물과의 차이는 20bp 수준으로 떨어졌다.
장외시장에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5-3호 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1bp 내린 4.93%로 마감했다. 변동범위는 4.92~4.95%였다. 국고채 5년물 5-5호는 2bp 떨어진 5.13%, 국고채 10년물 5-4호는 4bp 내린 5.39%였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하는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이 2bp 내린 4.93%, 국고채 5년물은 3bp 하락한 5.13%, 국고채 10년물도 3bp 떨어진 5.40%로 고시됐다. 통안증권 364일물은 보합인 4.61%, 통안증권 2년물은 1bp 낮은 4.90%였다. 3년만기 무보증회사채 AA-는 2bp 하락한 5.40%, BBB-는 4bp 내린 8.96%로 마쳤다. 반면 CD 91일물은 2bp 오른 4.24%였다.
3년만기 국채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8틱 오른 108.14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2만9176계약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2718계약 순매수, 증권사가 3664계약 순매도했다.
◇추가 금리인상 시사만 아니면...
금통위를 앞두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오히려 `밀리면 사자`로 대응했다. 위기가 기회까지는 아니더라도 금리상승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시각이 강했다. 금리가 오르면 매수세가 유입돼 금리 상단을 지지되자 대기 매수세가 가세하면서 금리하락을 이끌었다.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기술적 지지선이었던 108.00선이 팽팽하게 지지됐다. 또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들의 동향도 순매수로 돌아섰다. 입찰과 금통위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 기술적 투자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시중은행 채권운용담당자는 "이번주 입찰, 금통위 등을 앞두고 조정 가능성에 대비한 일부 기관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국채선물도 108선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의외로 이 선이 지지되자 급히 매수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한편 콜금리 인상 이후 향후 채권시장에 전망이 밝은 점도 캐리 매수세를 이끌었다. 추가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하지 않는 한 채권시장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시중은행 담당자는 "추가 금리인상 요인만 없다면 채권시장은 캐리 매수와 단기 트레이딩이 병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기 매수세 견조속 보합권 등락
대기매수세가 견조함을 확인함에 따라 금리 상승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리 하락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참가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이 4.90%에 걸려있어 추격 매수는 불편해 보인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해도 매수 기회고 동결하면 랠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같은 상황이라면 금리가 올라가기보다는 좁은 범위 내에서 흐르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금통위 경계감 등 때문에 약보합 내지는 강보합권 정도에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표금리로는 4.90~4.95%의 레인지를 전망했다.
투신사 채권운용담당자는 "이번주 통안증권 만기도래 규모와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채권운용담당자는 "은행 투자계정을 중심으로 응찰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