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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소송 걸렸다고 보류‥이상한 마이데이터 심사

금융위, 하나은행 포함 6곳 심사 보류
3년전 참여연대 고발사건이 발목잡아
DLF제재받은 우리은행은 무사통과
  • 등록 2020-11-20 오전 11:01:30

    수정 2020-11-22 오전 11:39:04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하나금융그룹의 4개 계열사와 삼성카드, 경남은행이 미래 먹거리인 마이데이터 산업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8일 이들 6곳의 허가 심사를 보류했기 때문이다. 대주주에 대한 형사소송이나 제재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하나금융 계열사 마이데이터사업 ‘올스톱’

신용정보업감독규정 제5조에는 대주주를 상대로 형사소송 절차가 진행되고 있거나 금융당국에서 중징계가 예상되는 경우 심사를 보류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데이터는 소비자의 동의를 바탕으로 금융권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끌어모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가능해 미래 먹거리의 하나로 꼽힌다. 금융권과 빅테크, 핀테크 등이 모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은행과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핀크의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참여연대가 지난 2017년 6월 최씨 자금관리를 도운 하나은행 직원을 특혜승진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하나지주를 은행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고발이 접수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사건 배당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카드 역시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앞두고 있다는 이유에서 심사가 보류됐다. 금감원이 신규사업 진출 결격사유의 하나인 ‘기관경고’를 사전 통지했다.금융산업은 다른 사람의 돈을 맡아 굴린다. 그래서 사업허가(라이선스)를 내줄 때 대주주 심사가 깐깐한 편이다. 그렇다고 해도 마이데이터 심사 기준은 지나치게 모호하고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대주주 문제로 불이익‥자칫 사업 접을판

이번에 심사를 보류한 하나은행과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는 특별한 잘못이 없다. 대주주인 하나금융이 시민단체에 고발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심혈을 기울여온 마이데이터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대주주의 문제로 자회사가 모두 불이익을 받는 셈이다.

경쟁사인 우리은행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우리은행은 올 초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일부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금융회사로서는 치명적 잘못을 해 가장 엄한 벌을 내린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은행은 이번 마이데이터 사업인가를 받는데 별다른 제약이 없다.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가 제재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같은 플랫폼 사업은 초기 시장 선점이 관건이다. 초기에 자원을 대거 투입해 시장에 진입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구조상 후발주자는 살아남기 어렵다. 하나금융의 검찰 수사가 언제 끝날지 지금으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하나은행 등은 검찰의 수사가 결론이 날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다. 공들여 준비한 사업을 접어야 할지 모른다. 게다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탈락해도 데이터를 주는 것은 의무라는 점에서 자칫 남 좋은 일만 할 수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회사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면서 “하루빨리 금융당국이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불합리한 심사기준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심사 규정의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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