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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15일 “특허는 제조업에 있어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그 어떤 특허 침해에도 소송으로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정훈 대표가 이끄는 서울반도체(046890)는 ‘빛을 내는 반도체’인 LED(발광다이오드) 전문기업이다. 서울반도체는 1987년 설립할 당시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을 주도했던 미국 페어차일드 한국법인 인력들이 주축을 이루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매출액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며 연명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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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물리학과를 나와 삼신전기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던 이 대표는 1992년 서울반도체를 인수했다. 회사 규모가 아닌, 내부 인력들의 역량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서울반도체는 이후 이 대표를 주축으로 반도체 일종인 LED 사업에 올인했다. 작은 크기로 큰 빛을 내면서도 수명까지 긴 LED가 머지않아 형광등과 백열등 등 효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광원을 대신하게 될 것이란 확신 때문이었다.
이 대표의 판단은 옳았다. LED는 2000년대 들어 형광등과 백열등 등 종전 광원을 빠르게 대체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서울반도체를 인수한 이후 10년 이상 R&D(연구·개발)에 투자해온 노력 역시 잇달아 열매를 맺었다. 서울반도체는 △교류·고전압 ‘아크리치’(Acrich) △패키지 없는 조명 ‘와이캅’(Wicop) △태양광과 유사한 ‘선라이크’(SunLike) △바이러스 살균 ‘바이오레즈’(Violeds) 등 전에 없던 기술을 잇달아 출시하며 전 세계 LED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매출액 1조 1299억원을 기록한 서울반도체는 현재 글로벌 LED 업계 4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하지만 2006년부터 3년 동안 이어진 일본 니치아화학공업과의 특허 공방은 이 대표에게 있어 사운을 걸어야 할 정도로 컸다. 니치아는 현재까지도 글로벌 LED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이어가는 ‘공룡 중 공룡’이다. 그런 니치아가 당시만 해도 중소기업에 불과한 서울반도체를 상대로 반도체 패키지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시 니치아와의 소송에 모든 것을 걸었다. 특히 “(니치아를) 이길 때까지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는 발언과 함께 3년 동안 머리를 기른 일은 아직도 업계에서 회자가 될 정도다. 니치아와의 소송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각국으로 확대하자 서울반도체는 적자에 빠질 정도로 어려워졌다. 다행히 서울반도체는 2009년 니치아와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상호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하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니치아 이어 필립스 등 글로벌 소송전 ‘80전 전승’
니치아와 3년 동안 진행한 특허 공방은 서울반도체에 있어 아팠지만, 결국 약이 됐다. 이 과정에서 ‘서울반도체’라는 이름을 글로벌 LED 시장에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서울반도체 실적은 니치아와의 소송전 이후 매년 두자릿수로 증가했다. 2013년에는 매출액이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LED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서울반도체를 향한 견제는 니치아 이후에도 끊이지 않았다. 이 대표 역시 해외 특허 공방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만 했다. 이 대표는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R&D와 함께 특허 기술을 확보하는 데 쏟아부었다. 이 중 니치아와 함께 글로벌 LED 시장을 주도하는 유럽 필립스와의 특허소송전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2018년부터 다시 머리를 기르며 심기일전 중이다.
이렇듯 서울반도체는 2003년 이후 전 세계 각지에서 진행한 특허소송 80여 건에서 모두 승리했다. 아울러 이 회사는 현재도 20여 건의 국내외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서울반도체는 업계 최다인 1만 4000건 이상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반도체는 LED 산업 2세대 기술을 이끌고 있다. 서울반도체와 같은 사례는 대한민국 자랑이고 젊은이와 중소기업에 희망이 된다. 이런 것이 ‘희망의 사다리’가 된다. 향후 인공지능(AI) 시대에도 특허는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