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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의 승부사' 이정훈 대표 "특허 침해 무관용 원칙"

'빛을 내는 반도체' LED 한우물, 매출 1조·글로벌 4위 '성과'
서울반도체 성장 과정에서 니치아·필립스 등 특허 공격 이어져
매년 1000억 안팎 R&D 투입해 특허전 대응, 80건 이상 승소
현재 20여건 특허소송 진행 중 "R&D 투자·특허 확보 총력"
  • 등록 2020-10-16 오전 11:08:23

    수정 2020-10-19 오전 9:30:16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의 특허소송 80전 80승 비결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앞으로도 특허 침해에는 무관용 원칙을 이어갈 것입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15일 “특허는 제조업에 있어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그 어떤 특허 침해에도 소송으로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정훈 대표가 이끄는 서울반도체(046890)는 ‘빛을 내는 반도체’인 LED(발광다이오드) 전문기업이다. 서울반도체는 1987년 설립할 당시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을 주도했던 미국 페어차일드 한국법인 인력들이 주축을 이루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매출액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며 연명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왼쪽)가 이영주 서울바이오시스 대표와 특허소송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정훈 대표는 2018년 이후 머리를 기르고 있어 현재 장발인 상황이다. (제공=서울반도체)
“LED, 형광등·백열등 대체해 차세대 광원 될 터” 확신

고려대 물리학과를 나와 삼신전기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던 이 대표는 1992년 서울반도체를 인수했다. 회사 규모가 아닌, 내부 인력들의 역량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서울반도체는 이후 이 대표를 주축으로 반도체 일종인 LED 사업에 올인했다. 작은 크기로 큰 빛을 내면서도 수명까지 긴 LED가 머지않아 형광등과 백열등 등 효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광원을 대신하게 될 것이란 확신 때문이었다.

이 대표의 판단은 옳았다. LED는 2000년대 들어 형광등과 백열등 등 종전 광원을 빠르게 대체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서울반도체를 인수한 이후 10년 이상 R&D(연구·개발)에 투자해온 노력 역시 잇달아 열매를 맺었다. 서울반도체는 △교류·고전압 ‘아크리치’(Acrich) △패키지 없는 조명 ‘와이캅’(Wicop) △태양광과 유사한 ‘선라이크’(SunLike) △바이러스 살균 ‘바이오레즈’(Violeds) 등 전에 없던 기술을 잇달아 출시하며 전 세계 LED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매출액 1조 1299억원을 기록한 서울반도체는 현재 글로벌 LED 업계 4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지금은 잘 나가는 회사가 됐지만 글로벌 LED 시장에서의 성장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LED 분야에 먼저 진입한 업체들과의 특허 공방이 줄곧 이어진 것이다. 우선 2003년 서울반도체가 진행한 첫 번째 해외 특허소송전은 비교적 손쉽게 막을 내렸다. 당시 서울반도체는 대만 경쟁사 AOT를 상대로 백색 LED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하지만 2006년부터 3년 동안 이어진 일본 니치아화학공업과의 특허 공방은 이 대표에게 있어 사운을 걸어야 할 정도로 컸다. 니치아는 현재까지도 글로벌 LED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이어가는 ‘공룡 중 공룡’이다. 그런 니치아가 당시만 해도 중소기업에 불과한 서울반도체를 상대로 반도체 패키지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시 니치아와의 소송에 모든 것을 걸었다. 특히 “(니치아를) 이길 때까지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는 발언과 함께 3년 동안 머리를 기른 일은 아직도 업계에서 회자가 될 정도다. 니치아와의 소송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각국으로 확대하자 서울반도체는 적자에 빠질 정도로 어려워졌다. 다행히 서울반도체는 2009년 니치아와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상호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하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니치아 이어 필립스 등 글로벌 소송전 ‘80전 전승’

니치아와 3년 동안 진행한 특허 공방은 서울반도체에 있어 아팠지만, 결국 약이 됐다. 이 과정에서 ‘서울반도체’라는 이름을 글로벌 LED 시장에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서울반도체 실적은 니치아와의 소송전 이후 매년 두자릿수로 증가했다. 2013년에는 매출액이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LED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서울반도체를 향한 견제는 니치아 이후에도 끊이지 않았다. 이 대표 역시 해외 특허 공방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만 했다. 이 대표는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R&D와 함께 특허 기술을 확보하는 데 쏟아부었다. 이 중 니치아와 함께 글로벌 LED 시장을 주도하는 유럽 필립스와의 특허소송전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2018년부터 다시 머리를 기르며 심기일전 중이다.

서울반도체는 최근 필립스와 직간접적으로 진행 중인 특허소송전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와 관련,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가전 유통업체 프라이즈일렉트로닉스를 상대로 필립스 LED TV 제품 판매금지 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다. 지난달에는 미국 가전 유통업체 더팩토리디포와 진행한 소송과 관련, 필립스 TV 사이지니(필라멘트 LED) 판매금지 명령도 이끌어냈다. 특히 이달 13일에는 유럽 LED 조명 유통업체 로이취스타크 베트립스가 판매 중인 필립스 LED 전구와 관련,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으로부터 즉각 판매를 금지하라는 조치를 받아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판결은 2017년 10월부터 판매한 제품을 모두 회수해 처분하라는 이례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듯 서울반도체는 2003년 이후 전 세계 각지에서 진행한 특허소송 80여 건에서 모두 승리했다. 아울러 이 회사는 현재도 20여 건의 국내외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서울반도체는 업계 최다인 1만 4000건 이상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반도체는 LED 산업 2세대 기술을 이끌고 있다. 서울반도체와 같은 사례는 대한민국 자랑이고 젊은이와 중소기업에 희망이 된다. 이런 것이 ‘희망의 사다리’가 된다. 향후 인공지능(AI) 시대에도 특허는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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