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스형, 방역이 왜 이래”…콘서트·전시회 강행 괜찮을까

거리두기 4단계 역풍 맞아…방역 사각지대 '속출'
콘서트 예매 연기·취소 '행진'…시민들은 혼란 가중
"4단계? 전시회 OK"…방역 허점 곳곳서 드러나
전문가 "방역은 '시늉'인가…사람 모이는 것 위험"
  • 등록 2021-07-20 오전 11:00:38

    수정 2021-07-21 오전 9:05:29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코시국’에 콘서트가 웬말인가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은 전부 막아야죠. 사적모임은 안 되고 콘서트는 된다는 게 도대체 무슨 기준인지…”

4인 모임은 안되는데 수천명 운집 콘서트는 가능…방역 사각지대 되나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까지 ‘5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된 첫날인 19일. 정부의 들쑥날쑥한 방역지침에 참다 못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5인 이상 사적모임’은 안 되지만, 전국 각지에서 수백·수천명 인파가 몰리는 콘서트·전시회는 진행하도록 두는 방역수칙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전국으로 퍼지는 가운데, 대규모 행사 개최 관련 현실적으로 뚜렷한 기준이 없어 방역 사각지대를 계속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나훈아 AGAIN 테스형’ 콘서트에서 관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 사각지대 노린 ‘대규모 행사’ 강행…시민들 불만·혼란 가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수도권 전역에도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 없이 19일부터 2주간 사적모임은 4인까지만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2일 수도권에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이후 확산세가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해당 조치가 발표되기 전인 지난주에 이미 수도권보다 방역 수위가 낮은 비수도권에서 콘서트가 잇따라 개최되면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지난 16일부터 18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개최된 ‘나훈아 AGAIN 테스형’ 콘서트는 공연 기간 내내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정부 방역 지침상 대구에 적용된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최대 5000명의 관객을 수용해 공연을 개최할 수 있어 방역 위반은 아니다. 그러나 이달 말 부산에서는 나훈아를 비롯해 ‘미스터트롯 TOP6’ 콘서트 등이 예정돼 있어 ‘이 시국에 콘서트가 맞냐’는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스터트롯 멤버인 영탁·장민호는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앞서 서울에서는 ‘미스트롯2’ 콘서트 등 대중음악 공연들이 선제적 차원에서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지방 공연 강행에 시민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강모(41)씨는 지난 4월 코로나19로 ‘미스트롯2’ 서울 공연이 한 차례 연기된 후 7월 24일 공연을 예매했지만 또 다시 무기한 연기돼 기분이 좋지 않다. 강씨는 “친정 부모님이 ‘미스트롯’의 팬이셔서 콘서트 갈 날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계셨는데 안타깝다”며 “그런데 다른 지방에서는 이 엄중한 시국에 버젓이 콘서트를 여는 게 말이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녀 뮤지컬 배우가 출연하는 한 서울 콘서트를 예매했다가 취소된 직장인 한모(25)씨는 “하필 가장 좋은 자리를 예매했는데 코로나19 상황에 다행인 건가 싶기도 하지만 속상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국적으로 확산하는데 지방에서도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서울커피엑스포에서 참관객들이 참가업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 ‘시늉’ 상태…사람 모이는 것 자체가 위험”

사실상 거리두기인 최고 단계인 4단계 국면이지만 전국에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전시회나 박람회를 개최하도록 했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이번 수도권 4단계 지침에서 전시회·박람회는 시설면적 6㎡당 1명으로 제한하고 사전예약제를 운영하도록 권고했다. 또 이용자간 2m(최소 1m) 거리를 두라고 했다.

그러나 서울 초대형 전시장 코엑스 측은 지난 9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해당하지만 전시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주 코엑스에서는 ‘2021 서울커피엑스포’ 등 총 3개의 전시회가 개최됐고, 오는 22일부터는 ‘제11회 스마트 디바이스x소형가전쇼 2021’과 ‘제18회 수입상품전시회’ 등이 열릴 계획이다.

시민들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방역 기준을 지적하며 대규모 확진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쳤다. 김모(23)씨는 “‘코시국’에 콘서트나 전시회가 웬말이냐”며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사적모임은 안 되고 공연이나 행사는 가능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모(26)씨도 “요즘 백화점 발 확진자가 많은데 콘서트나 전시회는 면적 대비 사람이 더 모일 수밖에 없다”며 “(공연장·전시회장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것”이라며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 자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시기에 방역이 ‘시늉’인 듯하다”며 “콘서트·전시회 개최 시 방역지침 준수와 지자체 단속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위험한 시기”라며 “이러한 상태에서 여행지나 대도시에 사람이 몰리면 감염 확산이 매우 높아져 대규모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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